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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 620' 사업에 새 아파트 주인들 반발…市 "집창촌 보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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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앞 도시한옥과 여인숙 등 보존해 재생하는 사업
市, 경희궁 자이 지으며 기부채납 받은 부지에 '돈의문 박물관' 조성하기도
새 아파트 주인들은 집창촌 흔적 남을까 우려
"우려하는 부분 없을 것…주민 의견도 적극 수렴"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서울시가 동대문구 전농동의 청량리 4구역 일부 부지에서 추진중인 역사ㆍ문화공간 조성 사업에 인근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도시 한옥, 여인숙 등 보존 가치가 있는 건축물과 시설을 남기거나 재생하는 과정에서 과거 운영되던 일부 집창촌의 흔적이 남게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분양한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청량리4구역 재개발)' 입주 예정자들이 2023년까지 조성 예정인 역사ㆍ문화 공간 '청량리620' 사업에 반대하는 민원을 서울시에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청량리620 사업은 폐지하고, 그 자리에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을 조성해달라는 것이 핵심이다. 이 단지뿐 아니라 인근 '청량리역 한양 수자인 192' 입주 예정자들 역시 반대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두 아파트의 입주예정일은 각각 2023년 7월, 5월이다.


청량리620은 청량리4구역 재개발 과정에서 조합원들로부터 기부채납 받은 약 4만㎡ 부지에 역 주변 서민 공간을 보존ㆍ재생하는 사업이다. 1950~1960년대 도시한옥ㆍ상가ㆍ옛 골목 등을 리모델링해 복합 문화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청량리 '역 앞'이라는 고유의 위치에서 발달한 과거 가옥이나 당시 숙박시설 형태, 여행자 정취를 살려 체험공간도 함께 만든다. 이는 돈의문1구역 정비사업(경희궁자이) 과정에서 기부채납 받은 부지를 서울시가 2017년 박물관으로 조성한 '돈의문 박물관 마을'과 비슷한 사업이다.


서울시는 당시 돈의문 1구역 전면 철거 후 근린공원으로 예정했던 부지가 한양도성 서쪽 성문 안의 첫 동네라는 점, 역사적 가치와 근현대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는 점에 착안해 원형을 유지ㆍ재생하는 사업으로 방향을 바꿨다. 박물관 개관 초기에는 운영성과가 부진했으나, 개선을 거쳐 지난 5∼7월에는 방문객이 15만4000명에 달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청량리 일대 새 아파트의 주인들이 이 같은 문화ㆍ역사 사업에 반대하는 것은 과거 청량리에 조성ㆍ운영됐던 집창촌의 흔적이 남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재개발 과정에서 성매매업소가 운영되던 곳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완전히 털어내길 바라는데, 혹여 청량리 620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잔존할 수 있다는 데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현재 사업 부지에 남아있는 목조건물 가운데 한 채는 한 때 성매매업소가 운영되던 건물로 알려졌다. 한 예비 입주자는 "문화거리로 조성된다고 해도 부정적 이미지가 남게 되는 건 걱정"이라며 "그 공간을 어떻게 조성하느냐에 따라 아파트 가치 역시 좌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우려는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량리 620은 집창촌 보존이 아니라 근대사와 도시한옥 등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춘 사업"이라고 했다. 또 "민원이 들어오고 있지만 우려하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면서 "사업 구상안이 명확하게 나온 뒤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를 반드시 거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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