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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한일 경제부터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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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중국을 타깃으로 한 미국발 관세전쟁이 인접 국가인 한일 경제부터 강타하고 있다. 반도체, IT, 자동차부품 등 첨단 제조기업을 중심으로 대(對)중국 수출이 급감하고 설비투자도 꽁꽁 얼어붙었다. 이 같은 추세가 장기화할 경우 기업 투자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소비심리 전반마저 위축시켜 경기하강 사이클 진입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미ㆍ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한국과 일본이 통행료를 치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같이 보도했다. 무역전쟁 당사자보다 중국의 이웃 국가부터 악영향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도에 따르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8월 한 달간 중국으로 수출한 상품 규모는 전년 동월 대비 21.3% 급감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줄곧 마이너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본 역시 지난 7월 대중 수출이 9.2% 줄며 기업 투자심리에 직격탄이 됐다. 이날 일본 재무성이 공개한 2분기(4~6월) 제조업 부문의 설비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했다. 일본 제조업의 분기별 설비투자가 줄어든 것은 2년 만에 처음이다.


WSJ는 "무역전쟁이 한국과 일본의 수출을 강타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의 반도체산업, 일본의 자동차부품 등 중국 내 공장에서 수입이 활발했던 첨단산업, 자재 부문에서 악영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과 일본 정부도 악화된 지표를 공개하며 그 배경으로 나란히 미ㆍ중 무역전쟁을 꼽았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미ㆍ중 무역분쟁 심화, 일본 수출규제, 홍콩 사태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가중됐다"고 우려했다.


사이토 다로 NLI연구소 애널리스트는 "미ㆍ중 무역전쟁으로 일본의 수출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제조업 설비투자와 이익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일본 고베제강은 미ㆍ중 무역전쟁에 따른 중국시장 부진을 이유로 2019 회계연도의 순익 전망치를 60% 하향 조정했다.


미ㆍ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며 제조업뿐 아니라 기업 투자 전반을 위축시킬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수출 감소→기업투자 악화→소비심리 위축의 악순환으로 이어져 광범위한 경기하강 사이클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WSJ는 "한국과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에서 대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면서도 수출 감소가 한일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역시 "일시적 흐름에 머물지가 관건"이라며 "장기화해 기업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면 고용, 소비에도 그림자를 드리운다"고 지적했다.


일본 내각부가 오는 9일 발표하는 2분기 GDP 수정치는 당초 연율 1.8%(속보치)에서 하향 조정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율 1%선이 붕괴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같은 날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한국 수출이 9개월 연속 뒷걸음질 친 것에 주목하며 일본과의 무역갈등, 미ㆍ중 무역전쟁 등에 따른 하방리스크를 우려했다. 시장에서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인하한 한국은행이 연내 추가 인하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하기로 하며 무역전쟁은 더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일부터 발효된 추가 관세를 미뤄달라는 중국의 요청을 미국이 거부한 이후 양국 관리들이 이달 예정됐던 협상일정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이 최근 셰일가스 개발을 가속화하는 것 역시 미국과의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비한 에너지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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