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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보다 더 위협…글로벌 금융시장 덮친 'J공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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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불황 日 닮아가는 '재패니피케이션' 우려 확산
마이너스 금리 채권 역대 최고…무역전쟁 위협까지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닮아가는 이른바 '재패니피케이션(Japanificationㆍ일본화)' 공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덮고 있다. 미국발 무역전쟁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전 세계가 저금리, 저물가, 저성장에 골머리를 앓는 '거대한 일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최근 글로벌 마이너스 금리 채권 규모가 역대 최대로 치솟고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주요국 국채 금리마저 줄줄이 하락하며 이 같은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른바 'R(Recessionㆍ경기침체)의 공포' 속에서 대다수 투자자와 분석가들이 글로벌 경제의 재패니피케이션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1990년대 거품경제가 무너진 직후 일본처럼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디플레이션, 재정적자 심화 등이 이어지는 장기불황 상태를 가리킨다. FT는 "더 깊고, 구조적인 변화가 될 수 있다"며 미국조차도 저물가 상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며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R보다 더 위협…글로벌 금융시장 덮친 'J공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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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패니피케이션 우려를 확산시킨 계기는 올여름 들어 급증한 마이너스 금리 채권 규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 세계에서 마이너스 금리에 거래되는 채권 규모는 16조7790억달러(약 2경346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불과 한 달 만에 19% 급증한 규모다. 올 들어 증가 폭도 무려 두 배에 육박한다.


이는 올 들어 글로벌 경제전망에 대한 비관적 인식이 확산된 여파로 해석된다.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 또는 모색하던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기둔화에 대응해 정책방향을 선회하면서 경기 비관론이 확산되고 안전자산 쏠림현상이 두드러진 것이다.


특히 최근 경기침체의 신호로 평가되는 미 국채 장ㆍ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한층 심화하고 주요국 금리가 모두 하락세를 이어간 영향이 크다. 도이체방크는 "마이너스 금리 채권 규모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지만, 이제 독일, 네덜란드 국채마저도 모두 마이너스 금리"라고 설명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독일 국채의 경우 지난 3월 마이너스권에 진입한 벤치마크 10년물(-0.693%)은 물론, 6개월 초단기물부터 30년물까지 모두 마이너스권이다. 영국 10년물은 1%선이 무너졌다.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펼치고 있는 일본 10년물(-0.282%)조차 하락세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 국채 10년물도 조만간 마이너스권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날 10년물 금리(1.472%)는 2016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사상최저치인 1.366%에 더 가까워졌다.

R보다 더 위협…글로벌 금융시장 덮친 'J공포'(종합)


래리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은 이 같은 추세를 '블랙홀 통화경제 또는 재패니피케이션'이라고 언급하며 "중앙은행들이 걱정해야만 하는 이슈"라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 웰스 매니지먼트의 리사 샬럿은 "저금리나 마이너스금리에 중독될 수 있다"며 "아주 무서운 일이다. 일본은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은 이 같은 현상을 더욱 부추길 수 있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전날 글로벌 증시를 밀어올렸던 미ㆍ중 무역협상 낙관론은 하루 만에 다시 고개를 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앞서 중국이 미국에 전화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자고 밝혔다고 한 것과 달리,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를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와 2년물 금리 간 스프레드는 전날 1bp(1bp=0.01%포인트) 남짓에서 약 5bp까지 벌어지며 역전 현상이 두드러졌다. 3개월물과 10개월물 간 스프레드는 장중 한때 50bp까지 확대되며 2007년 3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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