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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파탄 주범" vs "대화 촉진"…'한미워킹그룹' 역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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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전 장관 "남북관계 사안인데도
한미워킹그룹이 가부 결정…말도 안돼"
문정인 특보 "한미소통 잘 되면 북·미도 잘 돼"
일각선 남·북·미 3자 워킹그룹 체제 제안도

"남북관계 파탄 주범" vs "대화 촉진"…'한미워킹그룹' 역할 논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평화번영포럼 조찬 강연에 참석,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시진핑 방북, 한반도 새로운 전기 맞나?'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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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비핵화 협상전략·대북제재 이행 등 한반도 의제와 관련해 한미가 정보를 공유하며 정책 조율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11월 출범한 '한미워킹그룹회의'가 그 역할 논란에 휩싸였다.


남북관계에 국한된 사안마저 한미워킹그룹에서 논의되면서 미국이 남북관계의 진전을 발목잡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과, 오히려 튼튼한 한미공조를 과시함으로써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게 유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교차한다.


24일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진핑 방북, 한반도 새로운 전기를 맞나'를 주제로 열린 특강에서 "지금 남북관계에 문제가 생겼고 통일부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한미워킹그룹이 만들어지면서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통일부 장관이 대통령과 함께 회의를 하며 논의·결정해야할 남북관계 사항을, 한미워킹그룹이 끼어들어 진행할 수 있다없다를 결정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은 반드시 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관계에 한해서는 통일부가 자체적으로 감을 잡고 (북한과) 합의를 해나가고 해야한다"면서 "통일부 장관이 한미워킹그룹 회의결과에 귀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워킹그룹에서 북핵 문제 관련한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나왔다는 얘기는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비핵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0일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전국농민총연맹(전농), 한국진보연대 등 30여개 단체로 구성된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평화행동)이 '한미워킹그룹의 즉각적인 해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열리는 한미워킹그룹 회의를 앞두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워킹그룹은 개성공단 재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남북철도 및 도로연결을 막기 위해 미국의 강요로 만들어진 기구"라고 주장했다.


"남북관계 파탄 주범" vs "대화 촉진"…'한미워킹그룹' 역할 논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양자회의실에서 열린 '비핵화·남북관계 워킹그룹 회의'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하고 있다. 워킹그룹 회의가 열리는 것은 지난 3월14일 워싱턴 회의 이후 약 두 달 만이다./사진공동취재단



반면 한미워킹그룹이 한미 이견차를 줄이고 이를 통해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주장도 있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지난 2월 국회에서 열린 '2019년 한반도 정세 전망' 간담회에서 한미워킹그룹이 설치된 이후로 북·미관계의 교착이 풀리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문 특보는 지난해 9월 평양선언 이후 교착됐던 북·미관계가 11월 이후부터 풀리기 시작했다면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 사이에 워킹그룹이 돌아가고 한미가 보조를 맞추기 시작하면서 북한이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관계가 소통이 잘되니까 북·미관계도 잘 되는 것"이라며 워킹그룹을 통해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미국과 통하고 한국을 소외시키는 것) 전략도 힘을 잃게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차제에 한미워킹그룹을 남·북·미 3자 워킹그룹 체제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조언도 일각에서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한미 워킹그룹과 비슷한 형태의 북미 또는 남·북·미 워킹그룹이 만들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실무회담 대표들은 워싱턴과 평양, 서울 (또는 판문점) 등에서 수시로 정기적으로 만나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제3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서명할 합의문 초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 4월 17일 서울 웨스틴조선에서 열린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성과와 향후 과제' 학술회의에서 이승현 국회 입법조사관은 "현재 비핵화와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북·미 3자가 (실무차원에서) 한 자리에 모여서 논의하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현재의 한미 워킹그룹을 남북미 워킹그룹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장렬 국방대학교 교수도 이날 "한미워킹그룹을 더욱 발전시켜 남·북·미 워킹그룹으로 가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현 단계에서 북한에 워킹그룹에 참여하라고 하면 응할 지는 미지수"라며 장기적인 과제로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남북관계 파탄 주범" vs "대화 촉진"…'한미워킹그룹' 역할 논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양자회의실에서 열린 '비핵화·남북관계 워킹그룹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워킹그룹 회의가 열리는 것은 지난 3월14일 워싱턴 회의 이후 약 두 달 만이다./사진공동취재단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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