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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범의 눈물 "죄에 대한 벌 당연…다시는 그렇게 안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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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갑 찬 소년 품어줄 사회는 없나]<1>처벌만이 능사인가…늘어가는 범죄소년

김천소년교도소에서 만난 소년 수형자 김군

소년범의 눈물 "죄에 대한 벌 당연…다시는 그렇게 안 살겠다" 김천소년교도소에 수감 중인 김아무개(19ㆍ가명)군은 뮤지컬 공연 연습 등에 참여하며 새로운 삶을 꿈꾸고 있다. /사진=유병돈 기자 ta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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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다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요.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어요. 그 전에 저부터 새 사람이 돼야겠죠."


김천소년교도소에서 소년 수형자 김아무개(19)군을 기다렸다. 아직 10대 티를 벗지 못한 앳된 김군이 기자 앞에 섰다. 예상과는 달리 밝은 표정이었다. 김군은 성범죄를 저지르고 2017년 김천소년교도소에 수감됐다. 출소는 2024년. 아직 5년이 남았다. 보석이나 감형이 불가능한 성범죄자 특성상 김군은 같은 방에서도 가장 수형기간이 많이 남은 '장기수'로 분류된다.


교도소 생활에 대해 묻자 김군은 "내가 죄를 저질러서 들어왔고, 그에 대한 벌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내고 있다"면서 "매일 피해자에게 참회하는 마음으로 지내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군은 부모님 이혼으로 조부모 아래서 자랐다. 자신에게 잘해주는 동네 형들과 어울려 다녔고 17세때 잘못된 선택을 했다. 24살까지 7년이란 청춘의 시간이 이곳에서 멈추게 된 사연이다. "그 때는 왜 그랬는지 아직도 후회를 많이 해요. 다시는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고, 이곳에서 나가게 되면 새 삶을 살고 싶어요."


소년범의 눈물 "죄에 대한 벌 당연…다시는 그렇게 안 살겠다" 김군은 김천소년교도소에서 운영 중인 뮤지컬 교육 반에서 연말에 있을 공연 준비에 매진하며 하루를 보낸다. /사진=유병돈 기자 tamond@


김군은 이곳에서 만큼은 스스로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모범수로 평가 받는다. 낮엔 뮤지컬 공연 연습을 하면서 성격도 밝아졌다. 저녁에는 책을 읽으며 출소 후 미래를 그리고 있다.


김군은 "연말마다 뮤지컬 공연을 하는데 지난해에는 할아버니와 할머니가 오셔서 공연을 보셨다"면서 "무대 위에서 두 분 얼굴을 바라보면서 다시는 이런 곳에 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너무 죄송했다"고 회사했다.


김군은 인터뷰 도중 한참을 고민하다 힘겹게 입을 뗐다. 자신과 같은 또래 아이들, 그리고 어른들에게 부탁이 있다고 했다.



"가끔은 가족이나 주변 어른들이 조금 더 나를 따뜻하게 대해줬다거나 관심 있게 지켜봐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이곳에 있는 다른 수형자들을 보면 가정 환경이 안 좋거나 주변 친구들에 의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힘이 들땐 주변 어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또 어른들은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줬으면 좋겠어요. 저 같은 아이가 나와서는 안 되겠죠."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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