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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백년가게] "닭·두부·순대…메뉴 다양화 통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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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30년 이상 도ㆍ소매, 음식업을 영위하는 소상인 중 전문성, 제품ㆍ서비스, 마케팅 차별성 등 일정 수준의 혁신성이 있는 기업을 발굴해 '백년가게'로 육성하기로 했다. 대(代)를 이어가며 100년 전통을 자랑할 한국의 백년가게를 소개한다.


[한국의 백년가게] (30) 남한산성 은행나무집

70년 전 모친 창업 후 3대째 가게 운영

배우 최민수 강주은 부부 등도 방문해

캐나다에도 프랜차이즈 운영


[한국의 백년가게] "닭·두부·순대…메뉴 다양화 통했죠" 남한산성 은행나무집 입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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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경기)=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닭볶음탕과 닭백숙 등이 주된 메뉴이지만 막창순대 등 다양한 음식을 연구개발하면서 3대째 가게를 이어가고 있다."


김영수 은행나무집 대표는 백년가게 비결 중 하나로 '메뉴의 다양화'를 꼽았다. 과거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닭과 오리 메뉴를 기피하는 고객이 부쩍 늘어났을 때도 다른 음식들이 매출에 큰 도움이 됐다. 김 대표는 "AI 사태가 와도 두부전골, 만두전골, 막창순대, 순댓국, 산채비빔밥, 된장백반 등 다양한 음식들을 판매하기 때문에 경영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은행나무집은 경기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남한산성에 위치한 유명 맛집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산성옥'에서 '산성집', 그리고 '은행나무집'으로 상호가 바뀌었다. 은행나무집이라고 정한 것은 가게 주변에 은행나무가 많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어머니부터 시작해 남한산성에서 장사를 한 지 70년이 넘었다. 주말이면 식당 홀과 야외 테이블에 280명 정도 꽉 찰 만큼 고객이 많이 방문한다"고 설명했다. 또 "연예인들도 많이 오는데 최근 들어 배우 최민수와 강주은 부부가 한 달에 두 번 정도 오는 것 같다"며 "최민수씨가 예전에는 두부전골을 좋아했는데 요즘엔 닭백숙을 주문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자인 모친의 뒤를 이어 20대 후반부터 가게 일을 돕기 시작했다. 이후 1980년 초에 결혼하면서 아내와 함께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했다. 그는 장사에 대한 모친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가게를 운영하면서 어느덧 60대 중반의 나이가 됐다. 20대 후반인 그의 아들은 3대째 가게를 이어가기 위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어머니께서는 항상 재료를 아끼지 말고 손님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가게 인근 2314㎡ 규모의 땅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신선하고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해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한산성 주변에서는 닭과 오리를 키우지 못하게 돼 있어 다른 지역 농장에서 토종닭을 공급받고 있다"며 "그 외 거래처들과도 수십 년간 신뢰를 쌓아가면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백년가게] "닭·두부·순대…메뉴 다양화 통했죠" 김영수 은행나무집 대표가 가게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은행나무집은 정부가 전문성, 제품ㆍ서비스, 마케팅 차별성 등 일정 수준의 혁신성을 높게 평가해 지정한 백년가게다. 김 대표는 "대를 이어 가게를 운영하는 또 다른 비결 중 하나는 고객들에게 선보일 모든 음식들을 제가 직접 요리할 줄 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나무집의 인기 메뉴 중 하나는 계절 한정으로 판매하는 막창순대다. 김 대표가 직접 서울 마장동 축산물시장에서 재료를 사오고 손질해 만든다. 이 메뉴로 해외에서 프랜차이즈 점포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어릴 때 동네 어른들이 막창순대를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며 "약 8년 전부터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교민 등을 통해 지금까지 막창순댓국 가게 5곳을 오픈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에는 캐나다로 한 번 출국하면 6개월 정도 머물렀다. 현지 사람들과 상담하고, 매장을 개설한 뒤 귀국했다가 한 달 만에 또 출국하기를 반복했다"고 말했다.


은행나무집이 위치한 남한산성에는 꽃과 단풍의 계절인 봄과 가을에 관광객이 많이 방문한다. 평균적으로 고객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은행나무집도 경기불황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김 대표는 "손님이 많은 편이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이 줄어들었다"며 "약 4년 전부터 경기가 조금씩 안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남한산성 상인들의 동반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올해까지 4년째 남한산성상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며 "등록된 65개 업소들의 애로사항을 지방자치단체에 건의하는 등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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