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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카풀 반대 ‘분신’…택시 향한 여론은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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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부터 매달 한건씩 카카오 카풀 반대 분신…3명 중 2명 사망
카카오, 카풀 시범운영 중단…서울 기본요금 3800원으로 인상

연이은 카풀 반대 ‘분신’…택시 향한 여론은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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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이정윤 수습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도입에 반발하면서 택시기사들의 분신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2명의 택시 기사가 목숨을 잃었지만, 이 같은 극단적인 선택에도 택시 업계를 바라보는 여론은 싸늘하기만 한 모양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3시50분께 서울 개인택시 강남조합 소속 택시운전사 김모(62)씨가 서울 여의도 국회 앞길에서 자신의 택시에 불을 지른 뒤 국회로 돌진하려다 다른 승용차에 부딪혀 멈춰섰다. 김씨는 얼굴 등에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김씨의 택시 유리창에는 "택시가 '변'해야 산다. 친절·청결·겸손 '답'입니다", "카카오 앱을 지워야 우리가 살 길입니다", "단결만이 살 길이다 투쟁으로 쟁취하자" 등의 문구가 적힌 전단이 붙어 있었다.


카카오 카풀과 관련한 택시운전사 분신은 이번이 세번째다.


지난해 12월10일에도 법인택시 운전사 최모(57)씨가 국회 앞에서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항의하며 택시 안에서 분신해 숨졌다. 택시단체들에 따르면 최씨는 불법 카풀 근절과 택시운전사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유서를 남겼다.


지난달 9일 광화문역 인근에서도 개인택시 운전사 임모(64)씨가 택시에 불을 붙여 분신해 숨졌다. 임씨 역시 유서에서 '택시기사가 너무 힘들다', '불법 카카오 카풀 도입에 반대한다'는 주장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이은 카풀 반대 ‘분신’…택시 향한 여론은 ‘불신’ 택시업계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카풀 저지 집회'를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두 번째 분신사태 직후 카카오도 결국 시범 운영 중이던 카풀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고 택시업계와 대화에 나섰다. 택시단체들은 카카오의 카풀 시범서비스 중단 발표가 나온 지 사흘 만에 대타협기구에 참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어 지난달 22일 여당과 정부, 택시·카풀 업계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출범해 상생방안 찾기에 나섰고, 이날 오후 3차 대화가 이뤄지는 도중에 세 번째 분신사태가 발생했다. 양 측의 대립이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재차 분신사태가 일어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16일부터 서울지역 택시 기본요금이 3800원으로 인상되는 안이 확정되면서 시민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 택시요금이 26.7%에 달하는 인상률을 보이면서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시민 서병준(33)씨는 “택시업계 반대로 카풀 서비스까지 중단됐는데, 그 사이 은근슬쩍 택시요금이 800원이나 올랐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분신사태가 발생하다니 무엇을 더 요구할지 가늠이 안 간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택시업계가 느끼는 생존권 위협과는 별개로 분신과 같은 극단적인 방식의 투쟁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택시업계가 극단적인 자세를 취하면 국민들과 점점 더 유리될 수밖에 없다”면서 “택시업계는 현재 4차산업 혁명, 카풀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이정윤 수습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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