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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 제조업 4% 늘 때 부동산업 10%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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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부진, 부동산 호조 상반된 상황 보여줘
최근 부동산 꺾여 금융 리스크 관리 강화 필요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시중은행들의 제조업 대출이 4% 증가하는동안 부동산업 대출은 10%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부진과 부동산 경기 호조라는 상반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주택 거래가 급감하는 등 부동산 경기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적극적인 금융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제조업 기업대출은 모두 116조3669억원으로 전년 같은 시점에 비해 4%가량 증가했다. 이는 4대 은행의 같은 기간 전체 기업대출 증가율 7.4%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그나마 KB국민은행이 31조5031억원에서 34조1543억원으로 3조원 이상 늘렸으나 신한은행은 8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고 우리은행은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KEB하나은행은 1조원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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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비제조업 대출이 크게 늘었다. 부동산 및 임대업이 가장 두드러진다. 107조2441억원으로 전년 동기 97조3205억원에 비해 10%가량 급증했다. 특히 KEB하나은행의 경우 3조원 이상 증가했다.

4대 시중은행의 도ㆍ소매업 대출 역시 같은 기간 52조8438억원에서 57조1772억원으로 8.2% 증가했고, 숙박ㆍ음식업은 22조289억원에서 23조7547억원으로 7.8% 증가했다.


비은행권에서는 증권사들의 부동산 투자 우발채무가 급증하는 추세다. 국내 증권사들의 지난해 9월 말 채무보증 규모는 33조867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8.5%나 크게 늘었다. 채무보증의 70% 이상은 부동산 관련 사업 때문으로 파악된다. 증권사들이 투자 자금을 모으는 역할을 하면서 투자금에 대한 보증을 해주는 식이다.


자동차와 조선업 등 대표적인 제조업 업종들이 침체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부동산업에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투자 수요가 증가해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고, 거래가 늘면서 임대사업자의 신규 진입이 급증했다. 4대 은행의 연체율을 보더라도 지난해 3분기 기준 제조업은 0.54%인데 반해 부동산업은 0.12%, 도ㆍ소매업 0.36%, 숙박ㆍ음식업 0.26%를 보였다. 은행 입장에서는 제조업보다 비제조업 대출을 안정적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우려를 표하면서 제조업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기업인들과의 대화에서 "300인 이상 대기업이 우리나라 설비투자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주력산업 고도화와 신산업을 위해 꾸준히 투자를 했지만 지난해 2분기부터 전체 설비투자가 감소세로 전환한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융권의 비제조업 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비제조업 여신 공급을 늘린 것은 부동산 시장 호황에 따른 담보가치 인정, 가계의 투자 수요 증가 등이 주된 이유"라면서 "채무 상환 능력을 평가해 충당금을 적립하는 금융상품회계기준(IFRS9) 도입 확대 시 부동산, 음식ㆍ숙박업 등 개인사업자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들어 부동산 거래는 급감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1만120건에서 11월 3550건, 12월2303건이며 이달 들어서도 1300여건에 그치고 있다. 지난달 서울과 경기 지역 상가 거래량도 1747건으로 지난해 3월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건설 투자 감소, 거래량 급감 등 부동산 경기 하강 국면 전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급증에 따른 리스크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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