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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신동빈 "日개인 최대주주로" vs 신동주 "경영권 손 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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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속수감 이후 신동주 전 일본홀딩스 부회장 공격 시작
신 회장은 日 롯데 최대주주로, 롯데 비상경영위원회도 日 경영진과 교감하며 경영권 방어

[위기의 롯데]신동빈 "日개인 최대주주로" vs 신동주 "경영권 손 떼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관련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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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홀딩스 부회장 간 제2의 형제의 난이 촉발된 조짐이 보이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동생인 신 회장이 뇌물죄로 구속수감 된 이후 형인 신 전 부회장은 곧바로 신 회장을 향해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권에서 완전히 손을 떼라"며 요구하고 나섰다. 신 전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 내 임시주총을 열어 신 회장 해임 안건을 상정 할 것을 보인다. 반면 신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을 확대해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중이며 일본 경영진들과 교감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1일 자신이 운영하는 '롯데의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 일본 홈페이지에 '롯데홀딩스의 신동빈 씨의 대표이사 퇴임에 대해' 라는 입장문을 올려 "신 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돼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롯데 홀딩스 이사로 책임을 완수 할 수 없음에도 이사직에 머무는 것은 사회적으로 도저히 용서 받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신속하게 이사 지위에서도 물러나야 한다"고 경영권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동주, 성명서 내서 "신동빈, 日롯데에서 완전히 손 떼야"


신 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선 사임했다. 이는 구속수감된 이후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권을 자진 반납하겠다는 신 회장의 의사에 따른 결정이었다. 다만 이사회는 신 회장의 이사직은 유지하기로 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들이 신 회장에 대한 확고한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신 회장이 구속됐지만 2ㆍ3심이 남아 있어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같은 결정에 반발했다. 그는 "롯데 홀딩스 경영진들도 신동빈 경영 체제를 지지해 대표 이사가 실형을 선고 받고 구속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며 "심각한 위기를 초래 한 롯데홀딩스 이사들의 책임도 무겁다"고 했다. 그는 또 "나와 광윤사가 기업지배구조를 개편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신동빈,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 4%까지 늘려


신 회장 측도 경영권 방어 준비에 나섰다. 롯데그룹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현재 신 회장의 홀딩스 지분율은 4%다. 그동안 신 회장이 보유한 홀딩스 지분율은 1.38%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분율이 4%까지 늘어나면서 그는 1.62%를 보유한 신 전 부회장이나 0.44%를 갖고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을 넘어섰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지분을 늘린 건 일본 롯데홀딩스 개인 최대주주로 등극했다는 상징성을 가지게 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총수 일가 중에서는 신격호 ·신동주 ·신동빈 삼부자 외에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1.84%), 서 씨의 딸 신유미 씨(1.83%)가 지분을 갖고 있었다. 이들 모녀는 최근 지분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 회장이 서미경 ·신유미 모녀의 지분을 매입해 홀딩스 지분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지난해 11월 롯데쇼핑 주식 100만2883주를 매도해 확보한 현금 2146억원 중 일부를 홀딩스 주식 추가 매입에 활용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이밖에 서미경 ·신유미 모녀가 실소유주인 페이퍼컴퍼니 '경유물산'과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이사장이 실소유주인 '클리어 스카이'가 각각 3.2%와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 안팎에선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를 쥔 서미경 ·신유미 모녀가 신 회장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상반기 내 일본 롯데 홀딩스 임시주총 열릴 듯…결과 촉각


다음 수순으로 신 전 회장이 오는 6월 정기주주총회 전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신 회장 이사직 해임안건을 또 다시 상정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현재까지 상황은 신 전 부회장에게 불리하다. 그는 2015년 롯데홀딩스 부회장에서 해임되자 같은 해 8월 정기 주총에서 아버지인 신격호 명예회장을 내세워 신 회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하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이듬해 3월과 6월, 지난해 6월까지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과 표 대결을 벌였지만 번번이 패배했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 롯데는 신 회장 구속 이후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중이며 일본 경영진들과 교감하고 있다. 쓰쿠다 대표이사도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다. 쓰쿠다 대표는 신 회장에 대해 "한일 롯데 간 경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평가해왔다. 롯데지주 측은 쓰쿠다 대표가 신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잠시 물러나 있는 동안에만 일본 롯데 경영을 도맡다가 신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 '원톱' 직위를 즉시 되돌려 줄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일각에선 쓰쿠다 대표가 신 회장에게 등을 돌리고 자신의 지지 세력을 바탕으로 일본롯데는 물론 한국롯데 경영까지 관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쓰쿠다 대표가 올해 75세로 고령인데다 신 회장과 워낙 친분이 깊어 이 시나리오가 실현될 확률은 극히 낮다"며 "신 전 회장측이 계속 입장문을 내는 것도 그의 주장일 뿐, 신 회장에 대한 일본 롯데 홀딩스 이사들과 주주들의 지지는 확고하다"고 밝혔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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