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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달러 넘치면, 韓 경제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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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물가 끌어올려 부담감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미국의 법인세 인하로 애플 등 미국 기업들이 자국에 달러 송금 움직임을 보이면서 달러화 가치가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그동안 원ㆍ달러 환율 하락 압박이 줄어들어 수출 기업의 환율 리스크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입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물가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애플은 17일(현지시간)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미국으로 송금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애플이 미국으로 돌려보내는 현금 규모는 추정세금인 380억달러(약 40조원)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연말 해외 보유 현금을 들여올 경우 한시적으로 세율을 15.5%로 낮추겠다는 미국 정부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미국 정부는 법인세율도 35%에서 21%로 낮출 계획이어서 애플처럼 본국에 달러를 되돌려보내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통화 정책과 기준금리 인상 등에 이어 감세 정책까지 효과를 내면서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이 통화 정책, 기준금리 인상, 보유자산 축소 등 달러 강세에 부합하는 정책을 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을 실행할 때마다 난항에 부딪히면서 불확실성이 증가하며 달러 약세 움직임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ㆍ달러 환율의 하방 압박을 줄여 그동안 환율의 급격한 하락이 멈출 여지가 커진다. 18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8원 떨어진 1069.70원 안팎에서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종가 기준으로 1100원 선을 하회한 이후 수개월째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환율 하락에 따른 기업들의 고민도 줄어들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수출을 이끄는 반도체의 경우 달러 약세는 수익률 급감 요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환율이 10% 떨어지면 영업이익이 2~3% 감소하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빨리 고점을 찍을 수 있다는 전망의 근거로 원화 강세를 꼽기도 했다.


다만 달러 강세는 수입물가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 최근 국제원유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환율까지 오르면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진다. 지난해 12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0% 하락하는 등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수입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떨어진 것은 2016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의 일이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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