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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패닉'에도 '脫중국' 보다 '올인'…"위기가 오히려 기회"(종합)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2초

사드 보복 피해 눈덩이에도 '포기' 못해
오리온, 제과 신제품 공격적 출시…기능성 음료 시장도 진출
아모레·LG생건, 해외사업 다각화 추진과 함께 중국 사업확대도 병행
이랜드·제로투세븐 등 중국 유아동복·화장품 시장 적극 공략


'사드 패닉'에도 '脫중국' 보다 '올인'…"위기가 오히려 기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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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조호윤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결정 이후 6개월간 지속된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 조치)으로 한국 기업들의 중국 사업 전략이 '탈중국'과 '올인'으로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가장 극심한 피해를 본 롯데마트가 결국 '철수'를 단행하면서 '탈중국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기회'라고 판단하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공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한한령이 해제되기는 커녕 사드 추가 배치로 점차 강화되고 있어 시름은 깊어지고 있지만, 중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중국 시장 공략의 선봉장에는 중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업을 펼쳐온 대표 기업인 오리온그룹이 있다. 오리온은 올 상반기 사드 보복으로 중국 법인 영업적자만 221억원에 달했음에도 제과 신제품을 다양하게 출시하고, 기능성 음료 시장에도 새롭게 뛰어들 계획이다.


15일 오리온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제주용암수 지분 60%를 21억24400만원에 인수한 오리온은 미네랄워터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사업을 위해 1만1000평에 달하는 부지를 70억원에 매입했고, 향후 공장과 1개 라인 건설에 1500억~2000억원 가량을 투자할 방침이다. 2019년에 미네랄워터 신제품을 출시하면 중국에 론칭할 예정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용암해수를 이용한 기능성 미네랄워터 제품을 만들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내 기능성 음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이 미네랄워터를 신규 성장동력으로 삼은 이유는 생수 시장 성장성에 기인한다. 소비자 조사기관인 닐슨컴퍼니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7403억원으로 전년(6408억원) 대비 15% 넘게 성장했다.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생수 시장 규모는 무려 30조원에 달하며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은 중국의 영업사원 7000명을 활용해 중국에서 제품 판매를 본격화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초기 투자 금액은 최대 2000억원 가량으로 집행할 계획이지만, 사업 성과를 확인하면서 투자 금액을 늘릴 방침이다. 허 부회장이 잡은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목표만 무려 1조원에 달한다. 중국 법인의 제과 사업의 경우 신제품을 적극 론칭할 계획이며, 견과류 등 제품 다양화도 검토중이다.


국내 뷰티업체들도 중국 시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해외 시장 다각화를 추진하면서도 중국 사업 확대를 병행한다는 것. LG생활건강은 최근 대표 브랜드 후 비첩라인을 출시 10주년 행사를 중국 베이징 현지에서 진행했다. 한방 화장품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궁중연회식으로 꾸린 행사에 중국, 베트남 등 글로벌 관계자 200여명을 초청했다.

'사드 패닉'에도 '脫중국' 보다 '올인'…"위기가 오히려 기회"(종합) LG생활건강이 9월6일 중국 베이징 포시즌스 호텔에서 '2017 후 궁중연향 인 베이징'을 개최했다. 사진은 후 궁중연향 행사에서 선보인 궁중복식 패션쇼 모습.


아모레퍼시픽도 마찬가지. 현재 중국에 진출한 브랜드는 대표 브랜드 설화수, 이니스프리, 라네즈, 마몽드, 아이오페, 헤라, 려 등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현지에 특화된 제품을 통해 사드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랜드그룹은 중국 패션사업의 새성장동력으로 유아동복을 점찍고,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상하이와 베이징 등 대도시 중심으로 이랜드키즈는 매장 467곳, 포인포는 매장 524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내륙으로 매장을 점차 늘리고 있다. 이랜드그룹이 중국 유아동복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이유는 성장성에 기인한다.


중국은 현재 14세 이하 아동이 3억명을 넘어섰다. 2015년 말 1가구1자녀 정책이 폐지되면서 유아동 인구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정책이 폐지되고 2016년에만 1700만명이 태어났고 올해는 2300만명이 넘게 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로 인해 중국 유아동복 시장의 성장성이 밝은 가운데 딱히 우위를 점한 브랜드가 없다는 점이 바로 '기회'라고 판단한 것.


이랜드그룹은 중국 아동복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 아동복사업부를 따로 현지에서 상장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제로투세븐과 보령메디앙스도 중국 사업 확대 고삐를 바짝 되고 있다. '비앤비'로 유아동 용품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인 보령메디앙스는 지난 7월 유아동 스킨케어 '닥터아토' 사업에 착수했다.


제로투세븐은 최근 프리미엄 한방 유아동 스킨케어 '궁중비책'의 오프라인 사업을 시작했고, 유아동복 '알퐁소'의 경우 백화점을 주요 유통 채널로 1, 2호점 오픈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이 심해지면서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중국 시장을 포기하는 것을 불가능에 가깝다"며 "수조원을 들여 공장을 짓고 어렵게 판매망을 구축했기 때문에 중국 사업 철수보다는 위기를 기회로 삼고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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