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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 힐 더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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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해마다 이맘때면 귓가에 맴도는 노래, 힐 더 월드(Heal The World).


2009년 우리 곁을 떠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대표곡이다. 어제(25일)는 그의 8주기였다. 공교롭게도 그해 우리는 김수환 추기경,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을 3개월 간격으로 잇따라 떠나보냈다. 각자의 영역에서 세상을 치유하고자 했던 거인들, 이들을 함께 잃은 황망함을 힐 더 월드는 조금이나마 달래주었다. 마이클 잭슨의 장례식에서도 참석자들은 이 노래를 부르며 그를 추모했다.

노래는 한 꼬마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된다. "우리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의 아이들을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세요. 그러면 더 좋은 세상이라는 것을 알 거예요." 노래가 1991년에 나왔으니 그 꼬마도 서른 줄을 넘겼을 게다. 과연 세상은 마이클 잭슨의 바람대로, 그 꼬마의 염원대로 더 좋아졌을까.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의 세계기아지수(GHI)로는 분명 나아졌다. 지난해 개발도상국의 GHI는 21.3으로 1992년(35.3), 2000년(30.0)보다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여전히 그 수치는 심각수준(20~35)에 머물러 있다. 특히 남아프리카(30.1), 남아시아(29.0) 등은 극동아시아(12.8), 유럽(8.3), 미주(7.8) 등과 비교할 경우 최대 4배가량 높다.

끊이지 않는 전쟁으로 피폐한 삶을 사는 인류도 더 늘고 있다. 지난주 세계 난민의 날(20일)을 맞아 유엔난민기구가 발표한 '연간 글로벌 동향보고서'를 보자. 이에 따르면 지난해 전쟁과 폭력, 박해로 인한 강제이주민은 난민 2250만명을 포함해 6560만명이었다. 사상 최고치다. 전 세계 113명당 1명꼴로 난민이라는 얘기다.


일상화되고 있는 테러는 또 어떤가. 지난주에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벨기에 브뤼셀에서 테러가 연달아 발생했다. 국제 싱크탱크인 경제평화연구소(IEP)의 세계테러리즘지수(GTI)에 따르면 한 해 테러로 사망하는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약 3만명에 이른다.


생전 마이클 잭슨은 팝스타를 넘어 반전·비폭력을 주창한 평화주의자에 가까웠다. '거울 속의 그(Man In The Mirror)'에게 지구는 '흑백(Black or White)'으로 나눌 수 없는 '하나의 세계(We Are The World)'였다. 그래서 '지구를 노래(Earth Song)'하고 '세상을 치유(Heal The World)'하고 싶었으리라.


인간이 인간을 짓밟고 스스로 인간성을 훼손하는 시대, 우리에게 '혼자가 아니다(You Are Not Alone)'라고 위로하는 그가 그립다. 잭슨 형! 거기에서도 노래하고 있나요? 힐 더 월드.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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