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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삶터] 대주주의 연봉이 배당에 비례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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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삶터] 대주주의 연봉이 배당에 비례한다면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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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에 투자해서 먹고사는 전업투자자로서 나는 기업가들을 존경한다. 한 기업이 탄생해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면 그 기업은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재화를 생산해냈다는 뜻이다. 어떤 재화는 연인을 만나러 가는 청춘을 좀 더 멋져보이게 만들었고 또 어떤 재화는 가족들과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고 또 다른 어떤 재화는 아기를 안전하게 키우고 싶은 엄마의 마음을 만족시켰다.
 이렇게 사람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기업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자본주의와 어울리지 않을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믿고 있고 투자의 판단을 내릴 때도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러니 사람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 기업의 수장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존경이라는 단어가 과하게 느껴진다면 존중이라고 해도 좋다. 이 존중의 마음을 기본으로 두고 경영자의 연봉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경영자는 많은 연봉을 받는다. 경영자라는 자리에 따라오는 크고 작은 혜택들은 논외로 하자. 경영자가 많은 연봉을 받는 이유는 자명하다. 그의 결정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직원들에 비해 얼마나 많이 받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수 있지만 직원들보다 많이 받아야 한다는 데는 다들 동의하리라 생각한다.


 문제는 우리나라 기업들 대부분은 대주주가 기업 경영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경영인은 기업의 성과가 좋지 않으면 자리를 내놔야 한다. 하지만 대주주는 아니다. 기업이 적자를 봤다고 자기 연봉을 깎는 경영자는 '거의' 없다. 매년 실적에 따라 경영자의 연봉을 올리거나 깎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그보다는 주식회사에 어울리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있다. 바로 배당이다.
 만약 대주주가 많은 연봉으로 윤택한 생활을 누리면서 배당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나머지 주주들은 자신의 자본을 기업에 투자한 의미가 없다. 투자는 성과가 났을 때 그만큼의 이익을 돌려받는다는 것이고 그것이 주식회사제도의 기본 개념이다.
 연봉을 적게 받는 대신 이익을 냈을 때 배당을 통해 성과에 대한 보답을 받으면 된다. 이익을 많이 낸 해에는 배당액을 그만큼 늘리고 적게 냈으면 배당액을 그만큼 줄이면 된다. 적자를 내면 경영자로서 성과가 없는 것이니 배당을 받지 않으면 된다. 전문경영인이면 배당에 비례하는 성과급을 주면 된다. 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면 배당을 주지 않을 수 있다. 그럴 때라도 경영자 역시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므로 다른 주주들도 얼마든지 용인하고 기다려줄 수 있다.

 기업에는 막대한 유보금이 쌓이고 대주주는 윤택한 생활을 누리는데 소액주주들은 투자를 해놓고도 그에 대한 보답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한국에 사는 사람들이 한국 기업에 투자를 많이 한다면 외국 투자자본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우리 자본시장을 '개미'들이 든든하게 받쳐줄 것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길어졌고 계속해서 일할 수도 그렇다고 월급만으로 노후를 대비할 수도 없다. 저성장 저금리시대, 배당에 의지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대주주의 연봉이 배당에 비례한다면 소액주주들이 기업의 성과에서 소외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기업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우리 자본시장이 튼튼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박영옥 주식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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