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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전남' 8월의 나무에 팽나무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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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주변서 민족과 동고동락…나무 그늘, 더위 피하는데 제격"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전라남도는 ‘숲 속의 전남’만들기 8월의 나무로 팽나무를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팽나무는 느릅나무과의 낙엽활엽수다. 오래된 나무는 20m를 훌쩍 넘고 수관(樹冠)이 옆으로 퍼져나가 크고 그늘진 곳을 만들기에 적합해 정자목, 그늘목, 가로수로 주로 심어지고 있다.


한국·중국 원산으로 제주도에서 함경북도에 이르기까지 두루 분포하지만 전라도와 경상도에 특히 많다. 햇빛과 그늘 어디서든 잘 자라고, 성장이 빠르며 뿌리가 강건해 강풍이나 태풍, 해풍, 공해, 추위, 소금기에도 강하지만 평탄하고 토심이 깊은 곳을 좋아해 비탈진 산지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다.

초여름에 작은 대나무 대롱의 아래와 위에 초록색 팽나무 열매를 한 알씩 밀어넣고 위에 대나무 꼬챙이를 꽂아 탁 치면 아래쪽의 팽나무 열매가 멀리 날아가게 된다. 이것을 팽총이라고 하는데, 이때 ‘팽~’하고 날아가는 소리가 난다고 해 팽나무가 됐다고 한다.


지역에 따라 포구나무, 평나무, 달주나무, 게팽, 매태나무, 자단수, 청단, 박자수, 목수과자, 편나무 등으로 다르게 부른다. 이 가운데 포구나무라는 이름은 팽나무가 곰솔과 함께 소금물에 잘 버텨서 포구(浦口) 근처에서 흔히 자라므로 붙여진 이름이다. 속명 Celtis는 고대 라틴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단맛이 있는 열매가 달리는 나무’를 뜻한다.


조상들은 마을의 큰 팽나무를 동신목(洞神木), 신목으로 여겨 숭배했으며, 팽나무는 느티나무, 은행나무와 함께 3대 당산나무였다. 정자나무인 동시에 당산나무로 마을 어귀나 성황당 부근에 많이 심었으며, 선비들은 팽나무의 강인함 때문에 정원에 키 큰 나무로 많이 심었다.


너무 흔하고 친근해 자연 속에 묻혀 조용히 살아가는 팽나무는 백성의 삶과 농사에 얽힌 여러 가지 전설을 간직한 채 살아왔다. 봄에 일제히 잎이 피거나 윗부분부터 싹이 트면 풍년이며, 그 반대일 때는 흉년이라는 기상목(氣象木)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무안 청천리 팽나무(천연기념물 제82호), 함평 향교리 팽나무 숲(천연기념물 제108호) 보성 전일리 팽나무 숲(천연기념물 제480호)은 국가차원에서 보호하고 있으며, 희귀목·명목·노목중 보호가치가 있는 758그루는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팽나무의 새순은 봄철 나물로 먹으며 열매는 살이 많지 않아도 맛이 달아 따 먹거나 기름을 짠다. 잔가지는 피를 잘 돌게 하고 요통이나 관절염, 습진과 종기를 다스리는 약재로 한방에서 사용한다.


목재는 비중이 낮아 가볍고, 수축 및 팽창률이 적기 때문에 단단하고 잘 갈라지지 않아 기구와 가구, 악기를 만들거나 집을 짓는 데 사용했다. 팽나무를 통째로 파서 만든 ‘마상이’또는 ‘마상’이라 불리는 통나무 나룻배나, 논에 물을 퍼 넣는 용두레의 재료로 쓰인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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