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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국의 굴욕]막걸리가 토종술?…10곳 중 7곳은 수입쌀로 제조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8초

'한국 대표 술' 내세워 수출한 막걸리, 10병 중 7병은 수입쌀로 제조

[종주국의 굴욕]막걸리가 토종술?…10곳 중 7곳은 수입쌀로 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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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전통주인 막걸리도 재료의 원산지를 따져보면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술이라고 내세우기 무색하다. '쌀'을 원료로 빚어내는 막걸리에 대부분 수입쌀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막걸리가 세계 주류 시장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국내산 쌀을 사용해 진정한 '한국 대표 술'로 나아가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5월 농식품 수출동향'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수출된 막걸리 총 물량은 5700t으로 지난해 같은기간(6100t)에 비해 7.3% 감소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8.8% 줄었다.


이 기간동안 세계경기부진, 저유가, 단가하락 등 대내외 부정적 여건의 영향으로 국가 전체 수출이 11.5% 감소했지만 농식품 수출만큼은 전년 동기간(24억7000만달러) 대비 2.9% 증가한 25억4000만달러로 집계되면서 수출 유망 소비재로 선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막걸리는 수출 호조를 보이는 다른 농식품들과 달리 수출 하락을 나타낸 것.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원인이 지목되고 있지만, 한국 대표 술로서의 프리미엄을 확고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 대표 술'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해외로 수출되는 막걸리임에도 불구하고 수입쌀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농식품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막걸리 제조업체 428곳 중 수입쌀을 사용하는 업체는 290곳으로 조사됐다. 10곳 중 7여곳이 수입쌀로 막걸리를 빚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수치는 증가하고 있어 2013년 59.1%보다도 8.7%p늘었다. 농식품부가 지난해 매출액 10위권 업체를 대상으로 수입쌀 사용 비율을 파악한 결과 10곳 중 8곳(82.3%)이 막걸리 제조에 수입쌀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출액 10위권 업체들도 수입쌀 사용 비율이 73.2%으로 나타나 수출 막걸리 10병 중 7병은 수입쌀로 빚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왜 수입쌀을 쓸 수밖에 없는 걸까. 단연 '가격차이' 때문이다. 지난 달에는 수입쌀로 만든 막걸리를 국내산으로 속여 수십만병을 유통한 업자가 적발되기도 했다. 대부분 중국과 미국에서 수입한 쌀로 제조하고 국내 쌀로 만들었다고 속여 팔았다. 수입쌀이 국산 쌀보다 절반 이상 저렴하다는 점을 노려, 원가 차익만으로도 1억 원 넘는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막걸리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수입쌀 원산지 표시 위반 단속 건수가 2011년 3건에서 2014년에는 27건으로 9배나 늘었다"면서 "지난해에도 상반기에만 14건이 적발됐는데 대부분 수입쌀이 국내산보다 3배 가량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떳떳하게 수입쌀이라고 적시하지 않고 원산지를 위반한 것은 '막걸리=한국술'이기에 원재료부터 국산이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국산 쌀이 남아돈다는 얘기가 많은데, 막걸리를 국내산 쌀로 빚어도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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