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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베이징서 격돌한 G2…시진핑 특유 '화법'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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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베이징서 격돌한 G2…시진핑 특유 '화법'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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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6~7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 간 제8차 전략경제대화에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특유의 화법이 화제를 모았다. 시 주석의 발언은 겉으로는 유화 제스처를 취한 듯 보이지만 함의는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다분했다는 평이다.

중국 온라인 매체 국제재선(國際在線)은 시 주석의 개막식 축사 내용을 토대로 "시 주석의 진심이 담긴 중미 관계의 핵심을 미국인들이 이해할 수 있을 지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축사에서 옛 경전과 고사, 시 구절 등을 인용하면서 미중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풀어냈다.


시 주석은 먼저 논어 위정(爲政)편에 나오는 공자의 '인이무신 부지기가야(人而無信 不知其可也·사람이 신의가 없으면 어떤 일도 할 수 없다)'를 거론하면서 양국 간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이 상호 신뢰를 강화해 뜬구름이 눈을 가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략적 오판을 피하고 전략적 상호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남중국해 문제 등과 관련한 미국 측의 강경 태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봉황망(鳳凰網)은 "과거에는 미국이 중국에 이것저것 요구하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시 주석은 미국 측에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하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지만 언행에서 쉽게 드러난다"고 평가했다.

中베이징서 격돌한 G2…시진핑 특유 '화법' 눈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현안을 놓고 사사건건 마찰을 빚는 것처럼 비쳐졌지만 '협력과 공영을 하나의 목표'로 한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는 게 중국 언론의 반응이다.


시 주석은 지난 2013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중 신형대국 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한반도 북핵과 이란 핵 문제,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문제 등 지역과 세계의 주요 이슈에서 긴밀한 소통과 협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제로섬 게임'과 충돌·대항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는 뜻)'와 '협력과 공영'이 시대적 요구라고 강조했다.


봉황망은 "마치 중국과 미국 관계가 심각한 상태에 놓여 있고 서로 간에 투쟁만 있지 협력은 없다는 외신의 시각이 있지만 그들이 노리는 것은 단지 큰 뉴스거리에 불과할 뿐 작은 것에 가려진 큰 것을 보지 못하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대만의 차이잉원(蔡英文) 정부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를 표현할 때 사용하는 '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먼저 찾는 것)'를 미국과의 관계에 접목한 점도 눈길을 끈다.


시 주석은 "한 번에 해결이 불가능한 갈등은 구동존이, 취동화이(聚同化異·공통점은 취하고 차이점은 바꾸는 것) 등과 같은 건설적인 태도로 적절히 통제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축사 마지막 대목에서는 송사(宋詞)의 한 구절 '청산서부주 필경동류거(靑山遮不住 畢竟東流去·청산은 흐르는 물을 막을 수 없고 물은 반드시 동쪽으로 흘러간다)'를 인용했다.


시 주석은 "천하의 큰 강물은 수천 수백 구비를 돌고 돌아 수많은 곡절을 겪더라도 최종적으로는 바다에 이른다는 뜻"이라며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정해 끊임없이 노력하면 중미 간 신형대국 관계 구축에 큰 진전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의 합의에 따라 2009년 7월 워싱턴 D.C.에서 첫 회의가 열렸다. 매년 한 차례 양국에서 번갈아가며 개최하고,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중국 측은 왕양(汪洋) 부총리와 류옌둥(劉延東) 부총리,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미국 측은 제이컵 루 재무장관과 존 케리 국무장관 등이 대표로 참석했다.


이번 전략경제대화에서는 남중국해 문제는 물론 위안화 환율, 무역마찰, 외교·안보, 인권, 사이버해킹 등 미중 양자 문제와 북핵 및 한반도 문제, 기후변화 등 지역·글로벌 현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전략경제대화는 초기와 달리 점점 의제가 방대해지면서 실질적인 논쟁 해결의 장이 아닌 형식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전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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