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주담대로 집 샀다' 60%의 두 얼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9초

투자늘어난 셈, 긍정적 효과…주택시장 정상화 경제회복 기여 VS 가계부채 폭탄 뇌관될 수도, 집값하락·금리인상 땐 직격탄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주택 구입용의 비중이 60%를 넘어선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일종의 투자가 늘어난 것이므로 경제 전반에 긍정적 효과를 낳고, 주택가격을 지지하는 버팀목이 됐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인데다 향후 집값이 하락할 경우 가계부채라는 폭탄을 터트리는 '뇌관'이 될 것이란 분석도 만만찮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 중 주택 관련 용도 비중은 2013년 55.0%, 2014 58.2%에 이어 지난해 60.3%로 늘었다. 지난해 주택거래량이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최대치인 119만가구에 이를 정도로 주택 시장이 활황이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존 차입금 상환용은 2013년 21.2%, 2014년 18.8%, 지난해 16.4%로 꾸준히 줄었으며, 생계자금용은 2013년 11.6%에서 2014년 12.4%로 늘었다가 지난해 11.9%로 축소됐다. 사업이나 투자 등 용도 역시 2013년 3.8%, 2014년 3.1%, 지난해 2.9%로 줄어들었다.


금융당국은 주택구입 용도의 신규 대출이 늘어난 데 대해 생산적인 곳에 사용된 것이며, 주택시장 정상화 등 실물경제 회복에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쓰고 없어진 돈이 아니라 자산 축적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36조1000억원 증가해 12월 말 기준 잔액이 401조7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정반대의 시각도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향후 집값이 하락하거나 대출금리가 상승할 경우 가계에 직격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200조에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상당액이 주택에 잠겨있는 상황에서 '잠재 부실'을 키우는 주요인이 된다는 뜻이다.


이달 들어 전국적인 집값은 하락세로 접어들었으며 특히 부동산 시장 흐름을 이끄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내림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주택 매매거래량은 6만2365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1.4%나 감소했다. 전국적인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10월 말 3만2221가구 수준이었으나 11월과 12월에 각각 전월 대비 54.3%, 23.7%씩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지난달에는 1.5% 소폭 감소하는데 그쳐 6만606가구에 이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을 받아서 집을 많이 사면 단기적인 부양 효과는 있겠지만 인위적인 수요 창출이어서 생산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지금은 은행에서 담보 가치를 믿고 빌려주지만 나중에 빚을 못 갚는 사람이 늘어나면 담보 주택 매물이 늘어나 집값 하락을 더 심화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출 때문에 다른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도 전체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며 글로벌 경제 위기가 더 심화되면 가계부채 문제가 뇌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은행들이 집을 경매해서라도 대출 원금을 챙길 수 있으니 가계부채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이는 은행의 부실 가능성이란 측면만 본 것"이라며 " 가계 입장에서 보면 빚 내서 집 샀다가 가격 떨어지면 심각한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