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추억의 정치'…정치권 前대통령 가족 찾는 까닭은?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객원교수의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계기로 호남민심의 향방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세상을 떠난 유력 정치인 등의 후광에 의지하기 위해 가족들을 이용하는 정치 행태에 대해 쓴소리도 나온다.

김 교수는 "어려움 겪고 있는 더민주를 위해 저라도 나서야겠다고 각오했다"며 더민주 입당을 24일 공식 발표했다. 그가 정치에 뛰어든 명분은 부친 김 전 대통령의 명예였다. 김 교수는 "더 이상 아버님과 호남을 분열과 갈등의 수단으로 삼아선 안 된다"며 "특히 분열의 이름으로 아버님을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김 교수의 입당을 계기로 흩어진 호남 민심을 다시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문재인 더민주 대표는 김 교수의 입당에 대해 "우리 당의 정통성과 정신을 재확인하는 중요한 계기"라고 의미부여했다.

그동안 야권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가족들의 행보를 두고서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령 이희호 여사 면담을 두고 벌인 시간 논란이 그것이다. 지난 1일 문 대표가 김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새해 인사 당시 면담 시간이 8분이었다. 이에 반해 이 여사는 창당을 준비중이던 안철수 의원과는 25분간 면담했다. 이 때문에 이 여사의 마음이 어디를 향하는지를 두고서도 논란이 벌어졌다. 이 여사 측근으로 알려진 박지원 무소속 의원은 이를 두고 "벽오동 숨은 뜻이 있을 것 같다"고 의미부여하기도 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 여사가 안 의원 지지를 표시했다고 보도됐지만 김 교수는 직접 해명자료를 돌리며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와 유사한 양상은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에게도 나타났다. 김 전 대통령 영결식을 통해 생전 업적이 부각됨에 따라 김 교수가 정치에 나설지 주목됐기 때문이다. 특히 김 교수가 더민주 후보 등으로 나설지는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이미 김 교수는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지만 정치참여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정치권이 이처럼 전직 대통령 등의 가족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과거 대통령 가족 등의 지지를 얻을 경우 종전 지지층의 후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것은 현재 정치권이 제대로 된 권위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야당 의원은 "현재는 1987년 체제가 무너졌지만 새로운 질서 체계가 정립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현재 정치권들이 과거 정치인들의 권위에 기대려는 것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