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시총 상위 50위 기업을 통해 본 한국 경제 지형도 변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0초

2000년과 2016년 주식시장 개장 첫날 시가총액 50위 기업 비교해보니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2000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신흥국 성장,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정보통신(IT) 혁명 등 한국 경제를 둘러싼 다양한 변수가 등장하면서 국내 경제 지형도에도 지각 변동이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경제가 한국거래소와 공동으로 2000년 주식 시장 개장 첫날(1월 2일)과 올해 개장 첫날(4일) 시가총액 상위 50위 기업을 분석한 결과, 27개 기업이 신규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총 50위 클럽’에 신규 가입한 기업은 대부분 해외 시장에서 호평 받은 기업들이다. 반면 규제산업이나 좁은 국내 시장에 안주한 ‘안방기업’은 순위가 뒤로 밀렸다.


◆수출기업 시총 수직 상승
4일 현재 ‘시총 50위 클럽’에 들어 있는 기업 중 가장 순위가 많이 오른 기업은 아모레퍼시픽이다. 2000년 163위(당시 태평양)에서 지난 4일 현재 5위로 수직상승했다.

16년 전 태평양의 보통주 시가총액은 1670억 원에 불과했지만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은 24조1141억 원으로 144배 증가했다.


1992년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한 아모레퍼시픽은 2010년 중국에서 한류 열풍이 불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2013년에 이미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앞질렀고,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검색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네이버(11위)도 해외 매출액이 35%(지난해 3분기 말 기준)에 이른다.


창업 초창기부터 해외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인 결과다.


1999년 6월 설립된 네이버는 이듬해 11월 자본금 1억엔으로 네이버재팬을 설립했다.


당시 네이버는 국내에서도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이었음에도 글로벌 시장에 도전했다.


해외 시장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2005년 8월 네이버재팬 사이트(naver.co.jp)를 폐쇄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2007년 11월 네이버 재팬을 다시 설립해 다시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네이버가 내놓은 라인은 일본에서 1등 모바일 메신저로 도약했고 전 세계 사용자가 2억 명이 넘는다.


국내 1위 아연 수출 기업인 고려아연은 74위(4조7175억 원)에서 26위(8조6235억 원)로 상승했다. 이 기간 고려아연의 수출액은 5억 달러에서 30억 달러로 늘었다.


◆금융업은 ‘몰락’
2000년 개장 첫 날에는 19개 금융회사가 시총 상위 50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지만 올해 개장 첫날에는 8개만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당시 시총 50위에 있던 금융회사 중 주택은행, 조흥은행 등은 각각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 합병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증권회사의 몰락은 더 두드러진다.


2000년 1월에는 삼성증권(21위)을 필두로 현대증권(24위), LIG투자증권(29위), 대우증권(33위) 등 7개 증권사가 50위 안에 포진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50위 안에는 증권회사가 하나도 없다. 삼성증권이 71위로 증권사 중에서는 가장 순위가 높고 대우증권(76위), NH투자증권(77위) 순이다.


1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삼성증권의 시가총액은 3조338억 원에서 3조765억 원으로 거의 변화가 없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뒷걸음질치고 있는 증권업계의 현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약진 두드러져
그룹별로는 현대차그룹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00년 현대차(12위)와 기아차(18위)만 시총 상위 50위 이내에 있었지만 올해는 현대모비스(7위) 현대글로비스(38위), 현대제철(42위)까지 5개 계열사가 시총 50위 내에 진입해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는 8개에서 6개로 줄었다. 2000년 1월 시총 8위였던 삼성전기가 54위로 내려 앉았고, 삼성증권은 23위에서 73위로 하락했다.


하지만 시총 상위 10위 안에 든 계열사는 늘었다. 2000년 시가총액 2위였던 삼성전자는 1위로 올라섰다.


삼성에버랜드와 제일모직 등을 합병해 덩치를 키운 삼성물산은 22위에서 4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2010년 5월 상장한 삼성생명은 10위에 올라 있다.


시가총액 6위인 삼성전자 우선주까지 합치면 시총 상위 10위 안에 삼성 관련 종목이 4개를 차지하고 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