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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급과잉, 부동산 대출에도 적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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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부동산 과잉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관련 대출에도 적색등이 켜지고 있다. 올 들어 부동산 경기가 호전되면서 몰려간 자금이 향후 미분양 사태가 현실화됐을 때는 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은 4.51%로 지난해 같은 달 3.72%에 비해 0.79%포인트 상승했다. 은행 전체 연체율이 같은 기간 0.04%포인트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부동산 PF 대출은 사업주 신용이나 담보가 아닌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보고 실행하는 금융 기법이다. 올 들어 주택 분양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 사업장의 PF 대출 규모가 24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은행 뿐 아니라 증권사에도 적극적으로 PF 대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양 물량이 넘치다보니 PF 대출의 건전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조사를 보면 지난달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9000여가구로 불과 한 달만에 1만7500가구나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올해 아파트 분양 물량은 2000~2014년 연 평균인 27만가구의 두 배에 가까운 50만가구에 이른다. 내년에도 32만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수요는 한정돼 있는데 2~3년 후 입주 시점에 공급 물량이 쏟아지면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과거에도 2010년을 전후해 공급 과잉으로 인한 부동산 PF 부실로 건설사와 금융권 동반 부실이 불거진 바 있다.


금융권도 이같은 점을 감안해 최근에는 부동산 PF 대출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미분양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들이 PF 대출을 자제하고 있으며 사업성이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곳에 국한해 실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하나의 뇌관은 집단대출이다. 이주비와 중도금, 잔금 등을 일괄 승인하는 방식인데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지난해 말 101조5000억원에서 지난 9월 말 현재 104조6000억원으로 3조원 이상 늘었다. 9월 말 이후에도 증가세는 지속되는 것으로 금융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집단대출은 입주 시점에 개인대출로 전환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준공 후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면 금융 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KDI는 이달 초 보고서를 통해 "분양 물량 급증이 중장기적으로 주택 및 금융 시장에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각 은행들도 아파트 공급과잉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지금으로선 금융권 건전성이 양호한 상태이고 연체율이 낮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지만 실직이나 소득 감소로 집을 팔아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전반적인 경기 상황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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