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광주시정 관통한 특징들"
"일방통행식 벗어나 협업·소통으로 일 방식 변화"
"노사분규 적극 중재·비정규직 정규직화에 역점"
"책상보다 현장서 문제·답 찾는 ‘현장행정’강화 "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2015년에는 몇 가지 뚜렷한 특징들이 광주광역시정을 관통했다. 따뜻함, 배려, 소통, 참여, 현장 등이 그 것들이다.
먼저, 민선6기 시민시장 시대가 열리면서 시작된 ‘협업과 토론’문화는 청내 의사결정의 수단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공직자 개개인의 창의성을 발현시키고 행정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협업과 토론’이 상명하복식 일방형 조직문화를 대체한 것이다.
마을공동체사업을 위해 청내 13개 부서가 ‘마을정책 플랫폼’이란 실질적인 팀으로 모여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수시로 만나 토론하고 기획하며 최적의 안을 도출해냈다.
24개 팀에서 다양한 부서의 공직자와 시민 등 254명이 참여한 ‘더불어 광주 연구모임’을 통해 정책과 아이디어를 연구하고 개발했다. 연구모임의 결과는 평가를 거쳐 시정에 반영된다.
이밖에도 청내 각종 회의공간은 늘 토론장으로 활용되며 북적였다.
노사문제를 대하는 시의 자세에서도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다’는 혹은 ‘제3자 개입’이란 오해를 받지 않으려 극히 소극적으로 임했던 것에서 적극적 중재자로 바꾼 것이다. 이는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한 광주형 일자리 창출’이란 민선6기 광주의 원대한 목표와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시는 올 1월 사회통합추진단장을 현장에 상주시키며 금호타이어 노사갈등을 중재했고, 8월에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협력업체인 현대위아에 인력을 공급하는 도급업체의 파업으로 기아차 생산라인이 멈춰 설 위기에 처한 긴박한 상황에서 긴급 중재에 나서 극적으로 노사간 합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소수약자에 대한 배려로 온기가 사회 곳곳으로 스며든 것도 올해 두드러진 시정의 특징이었다.
이는 ‘단 한 사람도 버려지지 않는 사회’를 강조해온 윤장현 시장의 철학과 신념이 가장 강하게 투영된 부분이기도 하다.
먼저, 열악한 처우와 고용불안에 시달려온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해 이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시선을 맞췄다.
올 1월 시 본청 비정규직 간접고용 노동자 74명을 시작으로 올 한해 총 428명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용역직원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했다.
이들은 앞으로 2년의 계약기간을 채우면 정규직(공무직)으로 정식 채용돼 고용불안에서 완전히 벗어남은 물론 임금 등에서도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시청 청소노동자 이매순씨는 직접고용 전환 후 윤장현 시장에게 건넨 편지를 통해 “두 아이를 키우며 10년여 동안 남모르게 눈물도 많이 흘렸다”며 “이제야 모든 사람들과 눈높이를 같이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시는 여기서 머물지 않고 내년 1월1일을 기해 25개 기관 300명을 역시 직접고용 형태로 전환하는 등 내년에 총 27개 지방 공공기관의 용역노동자 376명을 직접 고용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중증장애인을 비롯한 장애인들을 실질적으로 살피는 정책에도 힘을 쏟았고, 특히 광주에 정착한 고려인들에게도 지원조례를 제정해 다양한 형태의 정착 지원을 펼쳤다.
‘현장’도 올해 광주시정에서 유난히 강조됐다.
윤장현 시장은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이른바 ‘우문현답’을 강조해왔다. 책상 앞에 앉아서는 시민들의 실제적 삶을 보살필 수 없다는 뜻이다.
윤 시장 대하아파트 옹벽 붕괴, 문흥지구 아파트 축대 붕괴 위기 현장, 수은 유출 공장, 지산유원지 리프트 승객 추락 현장 등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현장을 찾아 문제를 찾고 답을 제시해왔으며 공직자들에게도 기회가 있을 때 마다 현장중심의 행정을 요구해왔다.
이렇듯 올 한해 광주시정은 일방통행식에서 협업·소통으로, ‘외형적 성과’중심에서 서민들의 실제적 삶 곁으로, 그리고 책상 앞에서 현장으로 다가선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결국 사람존중,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광주를 위한 여정이었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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