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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환율전쟁, 모두가 패자…교역감소·성장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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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파이낸셜타임스 신흥 107개국 분석…수출 늘지 않고 수입 감소만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신흥국의 경쟁적 통화절하가 수출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 교역량 감소와 성장둔화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13년 통화 약세를 보인 신흥국의 2014년 수출량 변화가 거의 없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통화가치가 떨어졌던 국가들의 수출은 올 해 들어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베네수엘라와 러시아·우크라이나는 통화가치 하락에도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대표적인 신흥국으로 파악됐다.

통화약세에 따른 수입감소 효과는 예상보다 컸다. 지난해의 경우 신흥국 통화가 평균 1% 하락할 때마다 수입은 0.46% 줄었다. 올해는 감소폭이 0.57%로 확대됐다. 올 들어 헤알화 가치가 줄곧 하락하고 있는 브라질의 경우 최근 3개월간 수입이 13%나 줄었다.


이번 조사는 107개 신흥국의 2013~2015년 통화가치 변화가 수출입 규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것이다. 조사에는 중국·인도·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러시아·멕시코·나이지리아 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FT는 과거와 달리 신흥국의 통화 가치 하락이 수출 증가를 이끌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수입을 축소하는 효과만 가져온다고 밝혔다. 만성적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일부 신흥국의 경우 통화약세가 경상적자 축소로 이어질 수 있으나 문제는 이것이 수출 증가가 아닌 수입 감소를 통해서 달성되고 있는 것이 딜레마다.


세계은행(WB)도 비슷한 의견이다. WB는 앞서 세계 46개국의 통화절하에 따른 수출증가 효과가 20년 전에 비해 반으로 줄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FT의 분석은 세계은행보다 더 비관적이다.


세계 수출입 통계를 작성하는 네덜란드 경제분석국(CPB)의 자료 역시 FT의 분석을 뒷받침한다. 올 1분기 세계 교역량은 전분기 대비 1.5% 줄었고 2분기에도 0.5% 뒷걸음질했다. 선진국보다 통화가치가 많이 하락한 신흥국 교역량 감소가 두드러졌다.


환율전쟁의 결과가 승자와 패자로 나눠지기 위해서는 글로벌 교역량이 고정돼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통화절하가 교역량 감소와 성장둔화를 초래하는 국면에서는 모두가 패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FT는 지적했다.


미국 은행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마크 챈들러 글로벌 외환 전략 대표는 "최근 1년간 한국·독일·일본·대만·이탈리아 등에서 통화약세와 수출증가의 연결고리가 맞아 들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 재무부가 자국 수출확대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달러 약세가 아닌 견실한 글로벌 수요증가라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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