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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끝나도 관광객 찾는 명소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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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명희 한국 테디베어협회장, 곰인형으로 올림픽 역사·스포츠 스타 이야기 풀어낸 전시관 만들어

"평창올림픽 끝나도 관광객 찾는 명소 만들 것" 원명희 한국테디베어협회장[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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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올림픽의 역사와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인형을 통해 풀어내고 싶어요."

원명희 한국 테디베어협회장(52)이 손수 만든 곰 인형을 사이에 두고 환하게 웃었다. '반달 눈'에 천진한 표정이 나란히 위치한 곰 인형과 제법 잘 어울렸다. 그는 "똑같은 인형처럼 보이지만 눈의 위치와 코의 크기, 입모양을 조금만 바꿔도 이미지가 다르다. 의상과 액세서리를 더해 사물의 느낌을 표현하고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이 테디베어의 매력"이라고 했다.


1987년부터 인형을 만들기 시작해 국내 테디베어의 문화를 선도하는 '대모'로 불리는 그가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목표로 팔을 걷어붙였다. 오는 10월 강원도 태백에 개관하는 올림픽 테마 전시관의 마무리를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 고대 올림픽부터 전해 내려오는 올림픽의 역사와 종목에 대한 변천사, 스포츠 스타와 관련한 이야기를 곰 인형을 통해 풀어내는 박물관이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친근감을 주는 테디베어의 장점을 살려 경기 외적으로 관광명소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국제대회를 유치하면 사후 관리로 애를 먹잖아요. 관광객들이 부담 없이 둘러보고 즐길 수 있는 장소를 만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않을까 생각했어요."

원 회장은 2001년 제주 중문에 국내 최초로 테디베어 박물관을 세웠다. 제주를 상징하는 자연 특산물과 유적지 등을 곰 인형과 함께 전시하고 소개하면서 필수 관광코스로 만들었다. 이를 계기로 분당과 미국 마이애미, 제주 애월, 경주, 담양, 명동까지 국내외 일곱 곳에 전시관을 건립했다. 모두 각 지역의 문화와 역사, 특색 있는 명소를 재현해낸 테마파크로 자리매김했다. 여덟 번째 주제인 올림픽은 3년 전부터 구상했다. "올림픽공원에서 역대 올림픽에 대한 자료와 역사를 돌아봤는데 딱딱하고 흥미롭지 않더라고요. 이전에 개관한 전시관에서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니 교육적 효과도 있고 관람객들 반응도 좋아 스포츠에 접목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평창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니 의미도 있고요."


"평창올림픽 끝나도 관광객 찾는 명소 만들 것" 원명희 한국테디베어협회장[사진=김현민 기자]


겨울올림픽이 무대지만 원 회장은 하계와 동계를 구분하지 않고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의 역사를 아우를 계획이다. 그래서 체육학 박사들을 수소문해 조언을 구하고 고대 올림픽에 대한 자료도 공부하면서 정보를 모았다. "올림픽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접하면서 재밌는 이야깃거리가 참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가령 고대에는 선수들이 알몸으로 경기를 했다던지, 한 손으로 하는 역도와 줄다리기 종목도 있더라고요. 인형으로 만들어서 소개하면 이해하기도 쉽고 흥미롭게 접할 수 있을 거예요..."


스포츠 스타들의 협조도 얻었다. 이봉주(45·마라톤), 김영호(44·펜싱), 김택수(45·탁구), 장미란(32·역도), 이은경(43·양궁), 김장미(23·사격) 등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비롯해 최용희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감독(44) 등으로부터 소장품과 경기 장비를 받아 전시하고 각 종목의 이해를 돕는다. 전시관 옆에 위치한 라마다호텔 각 동에는 이들의 이름과 종목 경기장의 모습으로 꾸민 스위트 룸을 만들어 볼거리를 더할 예정이다. 스위트 룸 숙박비와 전시관에서 판매하는 인형 판매 수익의 일부를 떼어내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 후원활동도 한다.


원 회장은 지체 장애 4급으로 왼쪽 다리가 불편하지만 골프와 스킨스쿠버를 즐기는 스포츠 마니아다. 학창시절에는 경기장을 찾아 고교야구를 즐겨보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스포츠 스타들은 동경의 대상이자 희망이잖아요. 저도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아 답답함을 느낀 적이 많았어요. 빨리 쾌유하고 꿈을 키웠으면 좋겠어요."


◇ 테디베어 유래


미국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1902년 11월 미시시피로 곰 사냥을 나갔다. 루스벨트의 수행원들이 흑곰을 잡아 나무에 매달고 대통령이 총을 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잠시 후 이를 알게 된 루스벨트가 스포츠맨십에 어긋난다며 수행원들을 크게 꾸짖었다. 이 장면이 정치풍자 만화가인 크리포드 베리만에 의해 11월 16일자 워싱턴포스트지에 실렸다. 뉴욕에서 장난감가게를 운영하던 모리스 미첨이 기사에서 영감을 얻어 곰 인형에 루스벨트 대통령의 애칭인 '테디'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한 것이 시작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김현민 사진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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