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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무릎꿇다…갈수록 사라지는 '노세일' 브랜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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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무릎꿇다…갈수록 사라지는 '노세일' 브랜드(종합) 스킨푸드 명동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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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불황에 스킨푸드, 11년만에 세일 동참
고급 이미지 버리고 너도나도 세일 경쟁
화장품은 연중 세일…아웃도어도 툭하면 떨이 행사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김현정 기자]"깊어지는 경기침체, 길어지는 불황에 두손 두발 다 들었습니다."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노세일(No Sale) 브랜드들이 자존심을 굽히고 세일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명품ㆍ고급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할인 행사를 하지 않던 노세일브랜드들이 경쟁업체들의 세일폭탄에 직격탄을 맞고 포기선언을 한 것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장품업계 유일한 노세일 브랜드였던 스킨푸드가 이날부터 전품목 최대 30% 세일에 돌입했다. 창립 11년 만에 처음이다.


그간 스킨푸드는 '노세일 브랜드' 이미지를 고수해왔다. 일부 신상품을 할인하거나,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식의 '유사할인' 정책으로 경쟁사에 대응한 게 전부였다. 특히 다른 브랜드숍들이 주기적으로 30~50% 할인행사를 진행할 때에도 "스킨푸드는 정직한 가격을 유지하겠다"고 선언, 할인행사를 하지 않았다. TV광고를 통해 이 같은 정책과 철학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이번 행사와 관련, 그간 고객들의 성원에 대한 '보답 차원'이라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눈치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보답한다는 차원에서 준비한 행사"라면서 "또 언제 진행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브랜드숍이 난립하고 할인 행사가 연중 진행되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은 스킨푸드가 '노세일' 정책을 접은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2012년 1850억원이던 스킨푸드의 매출은 2013년 1746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같은 기간 114억원에서 3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화장품 매장은 번화가에 줄지어 상권을 형성하는데, 앞다퉈 세일 경쟁을 하는 와중에 스킨푸드만 '노세일' 정책으로 일관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결국 자존심을 버리고 세일 마케팅에 돌입하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세일 브랜드들의 작전변경은 한 때 고급 브랜드로 이름을 날렸던 아웃도어업체에도 오래전에 적용됐다. 컬럼비아와 노스페이스는 노세일브랜드로 유명했지만 계속되는 업계의 세일 경쟁에 무릎을 꿇었다. 특히 최근 몇 년새 아웃도어 브랜드의 성장이 꺾이면서 패밀리세일과 백화점 반값 할인전도 수시로 열린다. 가격거품이 많이 빠진 셈이다.


세일 행렬은 콧대높은 명품업계도 비켜가지 않았다. 페라가모, 구찌, 펜디, 프라다, 버버리 등 시즌오프에 반값 떨이는 물론 백화점 정기세일에 20~30% 세일을 진행하기도 한다.


반면 여전히 노세일을 외치는 브랜드도 있다. 패션업체 한섬이 대표적으로 타임, 마인, SJSJ, 시스템, 무이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한섬은 전개하고 있는 모든 브랜드에 노세일 정책을 적용한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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