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1심 판결 후 '대화 지속' 입장…임금개선 위해 독일 이어 이르면 이번달 일본行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현대자동차 근로자들이 제기한 통상임금에 대한 1심 판결이 내려진 지난 16일. 윤여철 현대차 노무담당 부회장은 사무실에서 판결결과를 보고 받았다. 노조 일부 승소판결이지만 사실상 회사 측의 완승이었다. 하지만 그는 완승에 도취돼 있지 않았다.
기자가 전화를 걸어 통상임금 판결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는 노조와 통상임금 관련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역시 노사전문가였다. 그는 "법원 판결에 따른다는 게 노조와 회사 측의 기본 입장이지만, 회사는 통상임금 관련 문제를 원만하게 풀기 위해 노조와 대화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임·단협에서 통상임금을 둘러싸고 노조가 잔업을 거부하며 파업 직전까지 갔을 때도 그는 "원칙을 지키겠다. 법대로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던 그였다.
윤 부회장의 입장이 '법대로'에서 '노조와의 대화 지속'으로 선회한 것은 소송에서 사실상 완패한 노조 측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읽혀진다.
그는 이어 "이번 법원 판결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판결"이라며 "잔업특근은 생산직의 문제로, 이번에 (통상임금이 인정된) 서비스 부문은 잔업특근이 없기 때문에 대세에 큰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 판결에 불복해 노조 측이 항소에 나설 경우 회사 측의 입장에 대해선 "항소를 하더라도 이와 별개로 노조 측과 관련 대화를 지속할 것이라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윤 부회장은 임금체계 개선을 위해 글로벌 경쟁사들을 두루 벤치마킹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오는 3월까지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이하 개선위원회) 합의안을 내놓기로 한 가운데 본격적인 테이블 협상은 다음 달 중순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윤 부회장은 "복잡한 임금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이르면 이달 중 일본 도요타를 방문, 벤치마킹할 예정"이라며 "세계시장에서 현대차가 경쟁력을 갖기 위한 임금체계 해법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차 노동조합 간부 6명과 회사 대표 5명, 외부 전문가 4명으로 구성된 개선위원회는 지난 6일부터 8일 간 독일을 방문, 경쟁사 임금체계 등을 공부했다. 개선위원회는 독일 방문 기간 중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자동차업계를 방문하고, 독일 임금 관련 전문가를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
윤 부회장은 "3월 말 (개선위원회가) 합의안을 내놓기 전까지 독일, 일본 등 글로벌 경쟁사들의 임금체계를 공부해 복잡한 임금체계 개선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본격적인 개선위원회 협상은 다음 달 중순께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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