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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의습격] 중국 선불교의 6인방(226)

시계아이콘02분 34초 소요

중국 선불교의 개창과 정착은 여섯 승려가 말아먹었다. 나라를 말아먹으면 망국이라지만 종교는 잘 말아먹으면 피가 되고 살이 된다. 하나 하나가 다 전설 그 자체인지라 달혜승도홍혜만 중얼거려도 비주얼이 눈앞으로 쓰윽 지나가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첫 할배 달마만 빼고 여섯째 할배 혜능까지 모두 중국인이다.


간단히 소개하면 혜가는 소림굴 앞에서 팔뚝자른 그 남자이고, 승찬은 한센병 환자였고, 도신은 열네살 때 해탈했다는 신동이고, 홍인은 농사 지으면서 도 닦으라고 권했던 생활불교의 전도사였고, 혜능은 나무꾼이었는데 여관에 나무를 배달하러 갔다가 '머무르는 곳 없이 그 마음을 꺼내라'는 금강경의 한구절에 매료되어 머리를 깎은 '달마'와 가장 닮은 남자이다. 그가 펴낸 6조단경은 부처 말씀과 동급으로 치는 판이다.

여섯 명의 빼어난 캐릭터들만 봐도, 파란만장과 우여곡절의 화두들이 절절이 짚이지 않는가. 한 사람 앞에 스토리 조금씩만 얹고 가자.


1. 혜가 - 달마의 이입사행론을 정리해 펴낸 담림과, 혜가는 탁발을 같이 다니는 도반이었다. 어느 날 담림이 도둑을 만나 팔이 잘려 자리에 누워 있었다. 혜가는 탁발을 해서 음식을 그에게 가져다 주고 말없이 나갔다. 담림은 그가 위로의 말도 해주지 않은 것이 서운했다. 그래서 "친구가 어찌 그럴 수 있느냐"고 등 뒤에 불평을 쏟았다. 그러자 혜가는 자신의 옷자락을 걷어올리며 그동안 숨겼던 팔뚝없는 팔(달마 앞에서 쳤던 그 팔이다)을 말없이 보여주었다. 한편 달마를 죽인 보리유지의 제자들은, 혜가를 죽이기 위해 관청에 그를 고발했다. 행동이 수상하다는 게 이유였다. 혜가는 관청에 잡혀가서 심문을 받았다. "당신의 행동이 수상한 게 맞소?" "예, 제가 생각해도 저의 행동은 수상합니다." 이렇게 인정하고 그는 처형을 받아들인다.

2. 승찬 - 마흔이 넘은 추한 몰골의 사내가 혜가 앞에 엎드렸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문둥이로 고통받아야 하는지 말씀해주십시오." "그 죄를 내게 가지고 오라." "....... 죄를 찾았지만 못 찾겠습니다." "그렇다면, 네 죄는 다 없어졌다. 없는 죄에 묶여 너를 다시는 괴롭히지 마라." 완공산, 나부산에서 도를 닦고 나온 뒤 "여기 있는 것은 오로지 진실이며 제2도 제3도 없는 바로 유일한 그것이다. 깨달음은 여기 있으며 언어 속에 없다. 글자와 말은 헛소리에 불과하다."라고 설법한다. 그리고 그는 제자들이 가져다주는 음식을 맛있게 먹은 뒤 "나는 그냥 선 채로 가겠다"고 말한 뒤 나뭇가지를 잡은 채 가만히 입적했다. 그의 '믿음과 마음을 새김(信心銘)'은 유명하다. "지극한 진리는 어렵지 않다,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생각을 싫어할 뿐이다. 애증을 그치면 뚜렷이 밝아지리라."


3. 도신 - 열네살 어린 사미가 승찬 앞에 엎드렸다. "무엇이 불심입니까?" "지금 네 마음은 무엇이냐?" "저는 지금 마음이 없습니다." "네가 마음이 없는데 어찌 부처에게 마음이 있겠느냐?" "해탈 법문을 일러주소서." "누가 너를 묶었느냐?" "아무도 묶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해탈했는데 어찌 해탈을 구하는가?" 도신은 능가경을 중심으로 포교하던 선불교를 반야경 중심으로 바꾼다. 대중 친화적인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당나라 태종이 그를 불렀으나 나가지 않았다. 황제의 사자가 와서 "오지 않겠다면 대사의 목이라도 잘라오라고 하셨습니다"라고 말했다. 도신은 웃으며 목을 내밀었다. "자, 가져 가시게." 도신은 자기의 마음에 안거하는 안심(安心)론을 주장한 사람이다. 그는 입적할 때 별다른 부촉(법을 전하는 의례)를 하지 않았다. "모든 존재가 그대로 해탈의 도리이니 각자가 힘을 다해 교화하라"는 말을 남겼다.


4. 홍인 - 열두살 소년에게 도신은 물었다. "네 성이 무엇이냐?" "불성(佛性)입니다." "음, 혹시 무성(無性)이란 소년이 아니냐?" "불성은 무(無)이기 때문입니다." 홍인은 천가지 경전과 만가지 이론이 본래의 진심을 지키는 것보다 못하다고 말했던 사람이다. 그는 "한 채 집이 있는데 그 안에 똥과 풀이 가득하다, 이건 뭔가? 똥과 풀을 남김없이 다 청소하여 아무 것도 없는데 이건 뭔가?"라고 질문했다. 이것이 '이뭐꼬' 화두의 시작이다. 홍인은 동산(풍무산)에서 700명의 제자를 가르쳐 동산법문으로 불린다.


5. 혜능 - 남해 신주에 살던 24살 나무꾼 소년이 홍인에게 달려왔다. "무슨 일로 왔는가?" "부처가 되기 위해 왔습니다." "남방은 오랑캐 지역이라 불성이 없지 않은가?" "사람에게는 남북의 차이가 있겠지만 불성에 어찌 남북이 있겠습니까?" 홍인이 제자들에게 게송 시험을 냈다. 상좌인 신수는 이렇게 지었다. "몸은 보리수(깨달은 나무)요 마음은 명경대(거울집)로다 때때로 부지런히 가꾸고 닦아 티끌먼지가 끼지 않게 하라" 글을 쓸 줄 몰랐던 혜능은 옆 사람에 부탁하여 이렇게 쓰게 했다. "보리수는 원래 나무가 아니고, 명경대는 또한 집이 아니다. 본래 아무 것도 없는데 어찌 티끌 먼지가 끼겠는가." 이 시험으로 그는 6조의 지위에 오른다. 혜능은 법통을 시기하는 무리들을 피해 숨어 살았다. 사냥꾼들과 식사를 할 때 그는 고기 굽는 그릇에 채소를 익혀 먹었다. 주위에서 묻자 대답했다. "고기 둘레의 나물을 먹고 있는 중입니다." 살생을 금하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그들과 어울리려는, '대기설법'의 한 사례로 손꼽히는 장면이다. "나 이제 간다." 입적 때 혜능이 말했다. 제자들이 모두 울었으나 어린 신회만 울지 않았다. "신회는 안 우는데 너희는 왜 우느냐? 내가 가는 자리를 모르니 우는 것이다."



'낱말의 습격' 처음부터 다시보기


이상국 편집에디터, 스토리연구소장 isomi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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