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흔들흔들 코스닥社 경영지배인 주의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초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휴대전화 케이스 부품업체 피앤텔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임원 출신을 경영지배인으로 내세웠다가 올해 초 해임했다. 회사 경영 개선을 결정짓는 중요 계약이 불발되서다. 이후 올해 4월 새 경영지배인을 선임했지만 한달반 만에 경영능력 부족을 이유로 또다시 해임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5월 기업의 계속성과 경영의 투명성 등을 고려해 피앤텔의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현재는 이의신청에 따라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상태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영지배인' 모시기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이어지고 있다. 경영지배인은 실적 악화, 경영권 분쟁 등으로 생채기를 입은 기업들이 경영정상화를 모색하기 위해 대표이사 권한을 쥐어주는 자리로 실상 법적인 근거가 없다. 금융감독당국과 법률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기업 부실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는 경영지배인 카드를 남발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들어 경영지배인을 선임ㆍ해임한 코스닥 상장사는 피앤텔을 비롯 금성테크, 태창파로스, 디지텍시스템, 엠제이비 등 모두 5개사였다.


오는 10월 상장폐지 여부 결정을 앞둔 디지텍시스템스은 올해 초 전 경영진이 횡령ㆍ배임죄로 재판에 넘겨진 뒤 경영정상화 및 구조조정 시행 명목으로 지난 3월 경영지배인을 선임했다.

최대주주 지분 증발로 구설에 오른 코스닥기업 엠제이비는 올해 4월에, 내년 2월까지 경영개선기간을 부여받은 태창파로스는 지난달 경영지배인을 각각 선임했다.


법률전문가들은 경영지배인을 합리화할 법적 근거가 마땅찮다고 지적한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명문 근거가 없고 책임소재도 불명확한데다 주로 한계기업이 경영지배인 카드를 꺼내드는 만큼 유불리를 따져 책임 뒤집기가 일상 다반사"라고 짚었다.


대표이사의 권한을 위임받는 등 일견 막강한 권한을 쥐게 되지만 등기만으로 성립하는 지위인 만큼 불리한 상황에 맞닥뜨리면 권한없이 이뤄진 일이라고 발뺌하거나 한계기업의 부실경영 책임을 뒤집어 쓰게 하는 수단으로 남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감독당국도 경영지배인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개별 기업 경영에 관련된 사항으로 직접 제재할 구실이 마땅찮은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과거 경영지배인을 선임한 기업을 분석한 결과, 대상 업체 가운데 70.6%가 1년 이내에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상장폐지 대상에 올라 그 중 절반이 증시에서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주총회 결의없이 이사회에서 선임되는 등 법적 근거 및 책임범위가 불분명해 권한남용 또는 불법행위 등으로 상장기업 부실화를 초래하고 있다"면서 "이들 기업에 대해서는 경영ㆍ재무상태, 공시사항 등을 고려해 최대한 신중한 투자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