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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 성폭력 피해 여성들, 위안부 할머니들 응원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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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저널리스트 정은진 '콩고의 눈물 2014' 특별전…내전 피해 여성 돕는 '나비기금' 전달

"콩고 성폭력 피해 여성들, 위안부 할머니들 응원하더라" 포토저널리스트 정은진씨가 24일 서울 마포구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 열린 '콩고의 눈물 2014' 오프닝 행사에 참석해 자신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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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제가 목숨을 걸고 내전 국가로 가서 전쟁 피해 여성들을 사진으로 담는 이유는 단 한가지에요.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입니다."

20여년 넘게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포토저널리스트 정은진(44)이 지난 6월 한달간 머무른 곳이기도 하다. 전시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과 아이들을 취재하기 위해 그가 콩고를 찾은 건 2008년, 2009년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여전히 지워지지 않은 전쟁의 상흔이 담긴 그의 새로운 작품 20여점이 24일 공개됐다. 서울 마포구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콩고의 눈물 2014: 끝나지 않은 전쟁, 마르지 않은 눈물'에서다.


관람객들이 가장 먼저 보게 될 그의 작품은 콩고의 여성 활동가 마시카 카추바(47)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사진이다. 그의 뺨 곳곳에는 칼에 벤 상처가 나있다. 1998년 갑자기 집에 들이닥친 반군들이 그의 얼굴에 마구 휘두른 칼자국이다. 마시카는 이들에게 집단 성폭행까지 당했고, 그의 두 딸과 어머니도 성폭력 희생자다. 하지만 마시카는 콩고 내전의 '비극의 아이콘'이라기 보단 '희망의 아이콘'이다. 절망을 극복한 후 전쟁 피해 여성과 아이들을 보호하는 단체를 설립하며 사회 활동가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마시카는 정씨가 전달한 '나비기금'의 첫 수령자이기도 하다. 나비기금은 2012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가 전시 여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조성된 국민 후원금이다. 지금까지 모인 나비기금은 1억5600만원에 달한다. 정씨는 마시카가 운영하는 '압뒤드'를 비롯해 콩고의 전쟁 피해여성 지원 단체와 병원 등에 2800달러(한화로 약 288만원)를 전달했다.


정씨는 "성폭력을 조직적인 무기로 사용하는 반군들의 행패가 계속된다는 소식을 듣고 성금을 직접 전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콩고 피해 여성들이 자신들의 사연과 증언들을 한국에 꼭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국민들이 모은 성금으로 자신들과 아픔을 나눈다고 하니 기뻐하더라"면서 "본인들도 피해자인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관련 단체의 활동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이날 윤미향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관장은 "2년 전 나비기금을 모금을 시작한 이후 매일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며 "베트남, 콩고 등 전쟁 피해 지역에 지속적으로 기금이 전달되면서 비로소 박물관의 설립 취지가 실현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는 8월14일 '제2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열린 이번 특별전은 다음달 15일까지 계속된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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