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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암환자의 연명치료 크게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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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소아 암환자의 적극적인 연명치료가 급격히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박준동, 강형진, 신희영(소아청소년과), 윤영호(암통합케어센터) 교수 연구팀은 국립암센터와 함께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중앙암등록본부에 등록된 5203명의 소아암 환자 중, 2010년까지 사망한 696명을 대상으로 연명치료 이용률을 조사 분석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7년과 2010년의 항암제, 새로운 항암제, 심폐소생술(CPR) 이용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사망 전 30일간 항암제 이용률은 58.1%에서 28.9%로, 사망 전 2주 간 항암제 이용률도 51.4%에서 21.7%로 줄었다.

사망 전 30일간 새로운 항암제 이용률이 55.2%에서 15.1%로, 심폐소생술 이용률도 28.6%에서 9.6%로 줄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0~1세(63.6%→69.2%)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 2~5세(56.3%→29%), 6~10세(50%→29%), 11~17세(58.3%→22.6%)에서 사망 전 30일간 항암제 이용률이 줄었다.


사망 전 30일간 새로운 항암제 이용률도 전 연령대에서 줄었으며, 2~5세(56.3%→9.7%)와 11~17세(58.3%→9.5%)에서 큰 폭으로 떨어지는 특징을 보였다.


소아 암환자의 연명치료는 보통 부모에 의해 결정된다. 부모는 큰 비용과 예상되는 치료 부작용에도 아이의 치료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이러한 경향은 크게 바뀌고 있었다.


연구팀은 "2009년 대법원에서 환자의 품위 있는 죽음의 권리를 인정한 판결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임종관리에 대한 태도의 변화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9년부터 근거기반의 강화된 보험기준 때문일 수도 있다"며 "연명의료가 줄어든 만큼 이제는 임종시점에 있는 소아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별도의 완화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사망 전 30일간 14일 이상 입원 비율은 70.5%에서 82.5%로 오히려 높아졌으며 응급실과 중환자실, 인공호흡기 이용률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최근 핵가족과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집에서 아이를 간호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입원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응급실, 중환자실, 인공호흡기 이용률이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은, 강한 항암제 사용의 부작용 때문에 이용률이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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