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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정보유출' 의협, 파업에 面이 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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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대한의사협회가 다음달 10일 총파업 결정을 위한 찬반 투표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돌발 악재를 만났다. 지난 15~16일 협회 홈페이지에 가입된 8만908명의 회원 정보가 해킹으로 모두 털린 것이다. 지난 달 카드사들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이어 이번에 또 다시 정보보안 사고가 터지면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의협은 관리 부실과 안일한 대응으로 도마에 올랐다.


이번에 유출된 의협의 개인정보는 의협 회원들의 아이디와 비번, 주민등록번호는 물론 의사면허번호까지 포함됐다. 의협의 허술한 보안 관리가 해킹의 표적이 된 것이다. 의협은 경찰 통보 전까지는 자사 사이트가 해킹당한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지난 달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로 전국이 들끓었는데도 협회 홈페이지 보안 관리를 '나몰라'라 했다. 개인정보에 암호화 설정만 했어도 주민등록번호 등이 유출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응책도 한심하다. 의협은 경찰 발표 반나절 만에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의 개인정보 암호화 시스템 구축과 개인정보 접근 통제 장치 설치 등 홈페이지 보안을 대폭 강화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전형적인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처방이다. 이미 8만명이 넘는 회원 개인정보는 어느 범죄 집단의 손에 넘어갔을 수도 있는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지난 24일 의협의 총파업 투표시스템에도 해킹 시도가 있었다는 점이다.


의협의 총파업 찬반투표 사이트는 이번에 해킹당한 의협 홈페이지를 통해 들어갈 수 있다. 의협은 총파업 투표사이트에는 피해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최종 투표율이 70%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총파업에 대한 의사들의 지지가 그만큼 두텁다는 의미다.


하지만 의협의 사이버 보안 취약성은 이미 만천하에 드러났다.회원들의 개인정보도 지키지 못해 전국민을 불안에 떨게한 집단이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총파업에 나설 염치는 있는가. 또 이번 투표의 공정성은 보장받을 수 있을까?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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