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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첫 출근 이건호 KB국민은행장 "직원, 부채로 여기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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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은행장으로서 얼굴 맞대고 인사하는 게 처음이다. 앞으로 이런 만남을 많이 가질 생각이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진통이 있었다. 진통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박병권 노조 위원장과 함께 공동 협약식을 하고 이걸 통해 이 자리에서 밝은 얼굴로 맞이할 수 있게 된 데 대해 노조위원장 등 노조 간부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이 자리에 같이 나와 축하해주었으면 했는데 안타깝게도 아직 위원장의 몸이 회복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감사해야 할 대상은 혼란스럽고 어려운 시기에도 현장에서 자리를 지켜주신 임직원들이다. 은행장으로서 참 무거운 직무를 맡았다. 멋진 KB위해 참 무거운 책무를 맡았다.

메모를 들고 얘기하지만, 머릿속에 다 있는 얘기다. 혹시 실수할까봐 참고한다. 양해를 얻은 걸로 생각하고 노조위원장의 영상을 보기에 앞서 내 얘길 먼저하겠다.


노조가 나에게 기회를 한 번 준 것으로 생각한다. 기회를 준 건 간곡하게, 은행장이 KB에 가지고 있는 애정을 믿고 지켜봐달라고 나름대로 간곡히 부탁했고, 다행스럽게도 노조가 진짜 넓은 마음으로 기회를 주었다. 그래서 얼굴 맞대는 첫번째 자리에서 기본 철학, 방침을 말씀드리고 여러분도 제가 가지고 있는 구상에 동참하고 지원해주길 바란다.

우선 은행장으로 추구하려는 최우선적인 가치는 KB의 소중한 자산인 직원과 고객을 보호하는 것이다. 고객을 단순한 이익실현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않고,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직원을 수단으로 희생시키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주주들에게 적정한 이윤을 돌려드리기 위한 노력을 경영 철학으로 삼겠다. 이런 신념을 사람이 중심이 되는 경영이라고 부른다. 이걸 가슴깊이 새기고 재임 기간 동안 노력하겠다.


(양해하면 상의를 벗고 진행하겠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경영의 핵심은 직원들이고 고객이고, 그리고 주주다. 그런데 첫번째를 우리 직원들이라고 생각한다. KB국민은행은 직원들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다. CEO로서 가지는 가장 중대한 책무는 모두의 삶의 터전인 은행을 발전시켜 모두의 삶의 터전을 공고히 하는 것, 그 과정에 한 사람도 낙오하지 않도록 직원들이 함께 가도록 힘을 결집하는 것이다.


둘째는 고객에 대한 생각이다. 은행업은 일반적인 장사와 같을 수 없다. 은행의 경우 200조원에 달하는 수신을 갖고 있으며 20조원의 자기자본을 갖고 있다. 주주가 중요하지만, 20조원을 맡긴 주주들을 위해 200조원을 믿고 맡겨준 고객 보호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고객 보호는 주주가치에 우선한다.


그렇다고 주주를 소홀히 하겠다는 생각 전혀 없다. 주주는 그냥 투자해놓고 주는대로 받아가는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투자 상품을 판매할 때 어떻게 하나. 리스크있을 수 있지만 보상하고도 남을만한 이익을 보장할 수 있다고 상품을 판매하지 않나. 은행업이 유지될 수 있도록 리스크를 부담하고 자본을 준 소중한 투자자들이다. 최대한 노력해 적정수준 이상으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모두의 책무다.


은행업은 인가에 따른 규제산업이다. 법과 규율, 사회규범의 테두리안에서 내가 할 몫은 직원과 고객을 보호하면서 역량을 결집, 발현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취임사에서 위대한 KB를 언급했는데, 말 자체는 짐 콜린스 굿투 그레이트에서 따왔다. 우선 위대한 기업을 정의할 때 다른 기업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익률을 상당한 기간동안 지속해온 기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주주가치를 극대화한 기업이다.


재미있는 건, 그가 제시한 위대한 기업 중 어느 한 기업도 의식적인 노력으로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좋은 사람을 모으고, 이들이 성실한 노력을 통해 작은 문제점을 꾸준히 해결해 힘을 모아 노력함으로써 다른 기업보다 현저히 높은 수익을 상당기간 지속한 것으로 결과가 나타나는 것.


위대한 기업은 우리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고객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이런 것들이 받아들여졌을 때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따라서 KB국민은행이 위대한 기업이 되는 길은 고객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가능하다고 본다.


고객 가치는 어떻게 높을까. 은행 입장에서 볼 때 고객 하나하나의 가치를 본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건 이런 낡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모두가 고객 하나하나를 바라볼 때 우리은행에 얼마나 가치있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그들에게 얼마나 큰 가치를 줄 수 있느냐 진정으로 고민할 때 고객에 대한 은행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고 위대한 KB국민은행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이게 바로 취임사에서 언급한 스토리가 있는 은행이다. 고객 하나하나에 맞춰진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거기 그칠 것이 아니라 고객이 은행과의 거래를 통해 커나가고 발전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같이 성공 스토리를 써 나갈 수 있을 때 KB국민은행은 위대한 은행이 될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스토리가 있는 금융은 고객과의 관계 뿐 아니라 여러 군데로 확대해 생각할 수 있다. 은행과 사회의 스토리, 나눔을 통한. 저를 포함한 경영진이 임직원과 함께 공감과 소통의 스토리를 써갈까 고민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추구하는 경영의 핵심은 스토리다. 어떻게는 아직 고민해야할 부분이 많을텐데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방법론은 지금부터 찾아가자. 그렇지만 추구하는 목표는 명확하다.


취임사에서 3가지를 약속했다. 직원존중, 현장중심, 능력중심. 지금 이자리에서 다시 한 번 이 세가지를 약속한다. KB국민은행은 인력구조 측면에서 이런저런 얘기가 많이 나온다. 절대 직원들을 부채로 여기지 않고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고 한 사람도 낙오하지 않고 다 같이 가겠다. 항상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현장에서 걱정을 떨치고 영업에만 매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오로지 능력만 보고 공정한 인사, 능력 중심의 인사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


나는 은행장이기에 앞서서 KB국민은행 직원의 한 사람으로 열과 성을 다하겠다. 위대한 KB를 만들어가는 길에 모두 열의를 가지고 동참해 주길 바란다.




박연미 기자 ch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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