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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규제당국 은행 대마불사(大馬不死) 이번에는 끝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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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은행 2분기 230억 달러흑자내자 자본확충 규제안 검토에 들어가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는 미국 은행들이 새로운 규제가 생길지 벌벌 떨고 있다. 규제당국은 수익성이 개선된 만큼 지금이 규제를 도입할 적기라고 생각하는 반면, 은행업계는 여전히 경제가 취약해 더 강한 성장이 필요한 만큼 추가 규제는 적절하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재무부 등 규제당국은 이번에 대마불사를 잡지 못하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은행들을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2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6대 은행들은 2분기 중 총 230억 달러의 흑자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6대 은행의 2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40% 증가한 것이다. 이들 은행의 지난 1년간 순익합계는 700억 달러를 웃돈다. 이 덕분에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JP모건 등 3대 월스트리트 거물은행은 보수로 410억 달러를 지출했다.



금융위기를 유리한 위치에서 이겨낸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 뿐 아니라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뱅크오브어메리카와 시티그룹도 흑자를 냈다고 NYT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뱅크오브어메리카와 시티그룹의 주가는 지난 1년 사이에 근 두 배나 올랐다.


현재 미국의 6대 대형 은행들은 은행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은행 산업을 지배하고 있으며 그 덕분에 담보대출과 신용카드 대출, 유가증권거래와 인수 같은 데서 수익을 내고 있다.


그렇지만 이처럼 막대한 흑자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이는 미국 은행들이 새로운 규제 도입은 경쟁력을 잠식하고 대출능력을 감축할 것이라고 떠들어왔지만 지난주 발표된 실적들은 이런 주장이 근거가 박약함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재무부의 고위 정책 당국자들과 의원들은 미국의 대형은행들이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 규제 당국과 의원들은 은행들에 손실 충당금을 더 쌓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은행들은 돈을 떼내어서 적립해야 하는 만큼 그만큼 이익규모가 줄어들게 된다.


미국 정부와 의원들의 연합공격에도 은행들은 우군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과거와 다른 점이다.


제이콥 루 재무장관은 지난 17일 도드 프랭크 법안을 통해 도입된 규정을 신속하게 채택하라고 월스트리트에 최후 통첩을 날렸다.


루 장관은 한 술 더 떴다. 대형 은행들이 경제에 가하는 위협을 줄일 충분한 방도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더 엄격한 조치를 마련하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고 으름짱을 놓았다.


루 장관은 “연말에 가서 대마불사를 종식시켰다고 말할 수 없다면, 토드 프랭크 법안이 대마불사 종식을 요구하는 만큼 다른 정책대안을 검토해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의 데이비드 비터 상원 의원(루이지애나)은 “이는 대마불사를 종식시키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행정부에서 들어온 말 중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셔로드 브라운 상원의원(민주당,오하이주)과 함께 비터 의원은 올해 초 초대형 은행들의 자본을 대폭 확충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도 18일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루 장관의 말을 그대로 옮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


버 냉키 장관은 “기존에 계획된 조치로 대형은행이 가하는 리스크가 제거될 수 없다면 추가 조치가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일부 분석가들은 연준과 재무부가 일부 의원들이 심사숙고중인 ‘공격적인 조치’에 힘을 실어줄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버냉키 의장이나 루 장관의 발언도 은행에 ‘쎄게’ 보이여서 정치적인 혜택을 보려는 것이라든가 상원에서 준비중인 더 과격한 법안이 얻는 힘을 줄이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프린스턴대학의 놀란 맥카티 교수도 그런 회의론자다. 그의 말을 빌자면 진정성있는 정책변화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도드 프랭크 법안이 나온지 3년이 지나고 금융위기가 발생한지 5년이 지나서야 그간의 일이 충분하지 않다고 염려하는 게 약간 놀랍다”고 비꼬았다.


행정부 고위 관리의 입에서 나오는 강성 발언들은 힘의 균형을 금융산업에서 다른 데로 옮길 수도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쉴라 베어 전 연방예금보험공사 의장은 “이 발언에서 상전벽해 같은 변화를 감지한다”면서 “그것은 은행과 함께가 아니라 은행에 역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위기 당시 계획됐거나 시행된 규제는 은행들이 충격에 더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며 은행들은 장부상에 위험성이 덜 한 자산을 보유했는데 이것이 최근 채권시장 혼란 속에도 큰 손실을 보지 않도록 한 근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렇더라도 은행이 얼마나 건전한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흑자가 늘고 수익이 증가하지만 대출 속도는 빨라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건강한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은행측은 경제성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만큼 새로운 규제는 옳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은행을 대변하는 금융서비스포럼의 로버트 니컬러스 회장은 “경제가 취약한 점을 감안해 추가 조치가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신용가용성 전망에 대해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고 주문했다.그는 “미국인들이 일자리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좀 더 강한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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