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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새 장편 '정글만리' 출간.."무대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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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조정래, 새 장편 '정글만리' 출간.."무대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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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소설가 조정래는 지금도 원고지에 글을 쓴다. 조정래는 스스로 '21세기 원시인'이라고 부른다. 비록 원시적 집필 방식이지만 콘텐츠는 디지털 정보체계를 따라 전달하는 첨단성을 보여줘 이채롭다.


조정래 소설가가 이번에 내놓은 새 장편 '정글만리'는 3월부터 7월 10일까지 포털사이트네이버에 연재하고 난 후 3권 분량으로 묶은 것이다. 미국, 중국 등 외국 독자들까지 조회수 1200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디지털이라는 유용한 수단의 도움을 받게 된 이번 글쓰기에 대해 조정래는 "해외 독자들의 반응을 보고 최첨단 과학기재들이 가진 지배력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글로벌이 무엇인지 절실히 깨달았다"고 토로했다.


'정글만리'라는 제목은 적자생존이 지배하는 '정글'과 만리장성의 '만리'에서 따 왔다. 중국의 오늘날을 상징한다. 소설의 주무대는 중국이다. 주인공은 한국과 중국, 일본, 미국, 프랑스 등 5개국의 비즈니스맨들이며 경제전쟁을 벌이는 글로벌전사들이다.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조정래는 "2016년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G1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라며 "그런 전망에 맞춰 우리의 갈 길을 넓고 깊게 모색해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즉 미국 중심의 일국체제가 붕괴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오리엔탈리즘을 추구하는, 최근의 문학적 경향에 잇닿아 있다.


21세기 동아시아가 경제, 문화적으로 세계 중심 무대가 되며 우리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모색은 우리에게 오늘의 아젠다만은 아니다. 조정래 또한 "향후 30년은 굉장히 중요한 국면이 전개될 것이며 이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지가 국가의 운명과 직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글만리'에 대한 구상이 한중수교 이전인 1980년대 만주 방문시 이뤄졌음을 밝히고 있다. '아리랑'을 작업할 당시 '왜 소련은 무너졌는데 중국은 무너지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서 비롯됐다. 이러한 소설의 출발은 앞으로 한국 문학이 중국과 유라시아대륙으로 더욱 확장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진다. 이미 서구 자본주의의에 대한 반성이 진행되고 양극화 등의 문제가 확대되는 동안 공간적 배경을 넓혀가고자 하는 작가들의 노력은 이미 진행 중이다.


그래서 조정래는 "분단 상황에서 한국 작가들의 의식이 필연적으로 국한돼 있다"며 "우리 소설도 무대를 확장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말로 문단의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인 중국이라는 무대는 앞으로도 우리 삶과 문학에 큰 연관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곳이다. 정글만리 역시 경제 전쟁을 펼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경제 외적인 문제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쓴 다.


이런 뜻은 "중국 문화의 깊이, 중국 인민들의 업적, 동북공정 문제와 중국과의 관계, 한중일의 관계를 보여주려 했다"는 말에서 더욱 잘 드러난다.
중국의 문제로 작가는 당원들의 부정부패를 지적했다. "부정부패를 척결할 수 있다면 중국 공산당이 앞으로 100년 정도는 무사히 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작가의 전망이다.


하지만 작가는 시진핑 주석이 고급술인 마오타이주를 먹지 말라고 해도 당원들이 '위에 정책이 있다면 우리는 대책이 있다'며 비밀 요정에서 몰래 마시는 현실을 지적하며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는 말을 언급하기도 했다.


조정래는 일인칭 시점에 대해 비판적인 모습도 보였다. 철저하게 삼인칭 소설을 쓴다는 작가는 "나, 나, 나 하다 보니까 다른 주인공들이 개성이 없어지고 불구가 된다"며 "한국문학이 20년 전부터 왜소해지고 사적인 얘기로 흘러가 많은 독자를 잃어버렸다"고 토로했다.


조정래는 말미에 "작품을 끝낼 때마다 '다시는 소설 안쓰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시 새 작품을 향해 새 길을 떠날 짐을 꾸려야겠다"라며 웃는다. 앞으로 10년간 1권짜리 장편 2개와 3권짜리 2개, 단편집과 산문집을 하나씩 쓰려 한다고 했다. 뜨거운 작가정신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이규성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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