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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할까 증설할까…녹십자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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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혈액제제기업 인수 도전…불발 땐 공장설비 추가 진행


M&A할까 증설할까…녹십자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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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실탄'은 확보했고 공장 증설이냐 해외 혈액제제 업체 인수합병(M&A)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병건 녹십자 대표는 최근 충청북도 청원군 오창공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오창공장 케파(Capa, 생산능력)가 이미 차서 해외시장을 위한 추가 케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오창공장 증설과 해외업체 인수를 동시에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바이오의약품 전문 오창공장 증설과 플라즈마 리소시스 유케이(Plasma Resourses UK, PRUK) 인수를 두 손에 올려놓고 '저울질'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하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 2월25일 영국의 혈액분획제제 업체 PRUK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PRUK는 영국 보건부가 100% 지분을 보유한 국영기업으로 민영화 과정에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이 회사는 혈액을 수집해 혈장분획제제를 생산하는데, 미국에 32개 혈액수집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녹십자가 PRUK를 인수하면 보다 안정적으로 혈장을 공급받는 동시에 미국 진출 발판으로 삼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실탄'은 이미 확보됐다. 이달 초 발표한 1200억원 규모(100만주)의 유상증자를 통해서다. 당시 녹십자는 오창공장 생산 설비에 자금을 투입한다고 밝혔는데, 이 대표의 말대로라면 유증을 통한 자금은 PRUK 인수 대금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녹십자가 공장 증설, M&A 중 무엇을 택하든 모두 안정적인 혈액제제 원료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기준 혈액제제류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46%로 백신제제류(17%)를 웃돈다. 혈액제제 수출 금액은 2010년 487억원에서 지난해 746억원으로 57% 가량 늘었다. 해외 수요가 늘어난 만큼 생산여력을 확보해야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이를 위해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혈액원 2곳을 인수하며 GCAM(Green Cross America)이라는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총 4개의 혈액원을 운영 중인데, 이를 통해 연간 20만ℓ에 달하는 혈장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글로벌 녹십자'를 위한 다양한 시도도 잇따르고 있다. 올 초 수주한 730억원 규모의 태국 적십사 혈액분획제제 공장 건설이 그 중 하나다. 이 대표는 "아시아 지역에서 혈액분획제제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인도 밖에 없어 몇몇 국가에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면서 "오는 2015년 9월 태국 프로젝트가 끝나고 난 후 다른 국가 사례도 검토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면역글로불린 'IVIG SN',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 임상 3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임상3상이 끝나고 미국에서 허가를 받으면 북미시장 진입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면역글로불린은 임상 3상이 끝나고 1년 추적 관찰을 하고 있는 중으로 내년 중반쯤 종료될 예정"이라며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헌터라제'는 미국이나 일본에서의 글로벌 임상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기초 백신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백신주권'을 위해 백신 분야를 강화하고 다른 제약사들이 시도하지 않는 희귀질환제를 들고 글로벌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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