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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 남아돈다고?"..쌀도 수입에 의존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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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 남아돈다고?"..쌀도 수입에 의존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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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올해 쌀 생산량이 급감해 쌀 자급에 비상이 걸렸다. 수입쌀 없이는 국내 수요량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처했다.


19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작년보다 5,2%, 21만8000t 줄어든 400만6000t에 그쳤다. 지난달 미리 내놓은 예상치(407만4000t)보다 7만t 가까이 줄었다. 올해 쌀 생산량이 400만t 선을 간신히 턱걸이 한 셈이다. 쌀 생산량 감소는 매년 계속돼온 재배면적 축소에 태풍 피해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생산량 급감으로 쌀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쌀 정책의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는 느긋한 입장을 내놨다. 농식품부 민연태 식량정책관은 "올해 정부가 공급할 수 있는 쌀의 양은 421만3000t으로 올해 수요량(401만5000t)을 충당하고도 19만8000t이나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도 쌀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쌀 생산량은 400만6000t에 그친 반면 정부가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힌 쌀의 양(421만3000t)이 이 보다 20만7000t 많은 이유는 외국에서 들여올 수 있는 수입쌀의 양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여기서 20만7000t은 정부가 올해 외국에서 덜 들여온 수입쌀 9만t과 내년에 들여올 수 있는 쌀 11만7000t을 합한 수치다.

수입쌀을 빼면 국내 생산량(400만6000t)으로 전체 수요(401만5000t)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정부의 쌀 수급 정책이 수입쌀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도 이를 인정했다. 민 정책관은 "쌀 수급 안정을 위해 올해 수입 잔량(9만t)을 조기에 도입하고, 내년도 밥쌀용 수입쌀(11만7000t)도 당초 계획보다 7개월 앞당겨 내년 4월까지 들여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밥쌀용 쌀을 수입한 것은 2005년부터다. 그러나 대부분 가공용으로만 사용해 왔고, 실제 밥쌀용으로 공급한 것은 불과 2~3년전부터다. 그러나 이제는 수입쌀 없이는 쌀 수요를 맞출 수 없는 지경에까지 처했다. 이는 태풍 탓에 일시적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벼 재배 면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 또한 정부의 근시안적인 정책에서 비롯됐다. 농식품부는 지난해부터 농민들에게 보조금을 주며 논에 벼 이외의 작물을 재배하도록 유도했다. 벼 재배면적을 줄여 남아도는 쌀 문제가 악화되지 않도록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사업을 시작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쌀 생산량이 급감하는 등 당초 정부의 예상과 달리 쌀 수급이 여의치 않자 돌연 이 사업을 접기로 하는 등 중장기적이여야 할 정부의 '쌀 정책'이 오락가락 하고 있는 것이다.


2010년 100%를 웃돌았던 쌀 자급률이 지난해 80%대로 급락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22.6%로 전년도보다 5%포인트 더 떨어져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성명환 박사는 "최소한 쌀 만큼은 자급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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