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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도 모르는 관가이야기]'기습' 정전훈련에 식은땀 흘린 사연

시계아이콘읽는 시간34초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27일 오전 7시. 정부 과천청사가 깜깜해졌다.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등 7개 부처 5400명이 상주하는 청사의 전력 공급이 완전히 끊겼다. 잠깐 들어왔던 형광등은 5분 뒤인 7시 5분 다시 빛을 잃었다.


전력 수요가 많지 않은 이른 아침 두 번의 정전. 서둘러 출근한 공무원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요즘 날씨 푹푹 찌더니, 이거 청사 블랙아웃(정전) 아니야?"

사실 이날 사고는 '의도된 정전'이었다. 박남열 청사관리소 전기반장은 "이번 주 귀빈 방문을 앞두고 전력 공급에 문제가 없는지 두 차례에 걸쳐 시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정이 알려진 뒤 이날의 소동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지난해 대규모 산단 정전을 경험한 관가에선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해 1월 17일 여수산업단지에선 23분 동안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그해 12월 6일에는 울산 산단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대규모 석유화학기업들이 입주한 양쪽 산단의 피해액은 줄잡아 수 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 보상을 두고 잡음이 일기도 했다.


이상 기후는 전력난을 불렀다. 55년만의 기록적인 한파가 몰려왔던 2월 전력 사용량은 연일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고, 낮 기온이 33도를 넘나드는 이달에도 전력 예비율이 위험 수준으로 떨어지는 일이 잦았다.


급기야 정부는 지난 21일 민방위 훈련을 대신해 사상 첫 정전(停電) 대비 훈련을 벌였다. '적들의 공습'만큼 '전력의 공습'도 무섭다는 걸 알리는 경고성 훈련이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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