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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달이다]'유기농 우유' 전도사, 농가소득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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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금열 상하 금성 목장주

[나는 유·달이다]'유기농 우유' 전도사, 농가소득 30%↑ 오금열 상하 금성 목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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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26년간 목장을 운영하며 매일유업에 신선한 우유를 제공하는 사람이 있다. 120여 마리의 '젖소 아버지' 오금열 상하 금성목장 목장주다.


오 목장주는 1986년 정부에서 모집하는 리비아 근로자에 지원, 1년간의 생활을 마치고 고향(전북 고창)으로 돌아와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중 친구의 권유로 목장을 시작하게 됐다.

오 목장주는 "당시 송아지 한 마리가 150만원이었고, 리비아에서 모은 돈으로 50평의 축사에 송아지 3마리를 사서 목장을 시작했다"며 "첫 번째 소의 이름이 '금성이' 였고, 그래서 목장이름도 '금성'이라고 지었다"고 웃음을 지었다. 현재는 700평의 초지에 120여 마리의 젖소를 기르고 있다.


그는 "고창군의 90% 이상의 목장이 매일유업과 거래를 하고 있다. 그래서 나도 자연스레 매일유업과 인연을 맺게 됐다"며 "처음에는 유기농 우유가 아닌 일반 우유를 납품했으나 매일유업과 고창의 목장주들이 서로 합의해 유기농 목장을 만들어보기로 했고, 먹을거리 마련부터 관리까지 까다롭기 그지없는 것이 유기농이라 일은 엄청 많아졌지만 자연스럽게 소들이 달라지고 유량도 점차 늘어나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오 목장주는 오전 4시반에 기상해 5시부터 1시간 동안 축유를 하고 유기농 사료를 준다. 오후 5시에도 똑같은 방법으로 축유를 한다. 젖을 하루에 두 번 짜주지 않으면 유방암 등 병에 걸릴 수도 있기에 규칙적인 축유가 필수적인 것. 목장주들 사이에서는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우유는 짠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처럼 365일 소와 함께 있다 보니 오 목장주는 소가 걷는 모습, 귀놀림 하는 모습, 되새김질 하는 모습만 봐도 어디가 아픈지, 기분이 어떤지 알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유·달이다]'유기농 우유' 전도사, 농가소득 30%↑

오 목장주는 "목장에 직원이라고는 부인과 나 딱 둘뿐이라 부부 동반으로 여행 한번 마음 편히 간 적이 없다"며 "우리 부부뿐만 아니라 많은 목장주들이 마음 놓고 집을 떠나지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우유를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또 즐겁게 일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오 목장주는 일반 우유를 생산하는 목장주들을 유기농 대열에 동참시키는 데 앞장서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변해야 산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친환경 제품으로 바꿔야 농민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화학비료나 농약 제초제를 사용하면 화학 성분을 제거하기 위해 3년간 땅을 놀려야 한다. 그걸 따지면 손해가 엄청나지만 3년이 지나면 오히려 일반우유보다 소득이 20∼30% 정도 오른다"며 "주변 농가들에게 유기농법을 전파하고 주변 분들에게는 유기농 우유를 직접 홍보하는 진정한 '유기농 전도사'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 목장주는 목장을 운영하면서 있었던 비아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젖소 5마리로 목장을 운영할 때 소가 암송아지 한 마리를 낳은 적이 있었는데 잠시 외출을 하고 돌아오니 한 마리가 더 뛰어 놀고 있었다는 것. 알고 보니 암송아지 쌍둥이였고, 그때만해도 암송아지는 한 마리에 150만원 하던 시절이라 농협에서 300만원 대출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는데 암송아지 쌍둥이는 하늘에서 내려준 '선물' 이었단다. 오 목장주는 26년간 목장을 하며 가장 기뻤던 순간은 그때라며 입가에 웃음을 보였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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