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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퇴양난' 중견건설사.. '등 터지는' 임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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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장기 주택 경기침체로 중견건설사들이 속속 경영위기에 봉착하면서 직원들의 생계가 위협에 처하게 됐다. 건설사의 강매로 미분양 아파트를 떠안아 수억원의 빚을 지는 것은 다반사다. 여기에 월급도 나오지 않아 생활비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


이 와중에 채권은행은 건설사 회생보다는 채권 회수에만 열을 올려 건설사의 부실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영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직원들의 몫으로 떨어지는 모양새다.

14일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연합은 중견건설사 위기사태에 대한 정부 규탄 및 올바른 회생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오전 11시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개최한다.


건설노련은 "부실경영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사주, 채권회수에만 열을 올리는 채권단, 중견건설사 붕괴사태를 수수방관하는 정부 등 3개 주체의 무책임과 수수방관 속에 건설사 직원들만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P사의 경우 직원들에게 미분양 아파트 600여 가구를 떠넘겼다. 대다수의 직원이 미분양 아파트 1채씩은 갖고 있으며 최고 3채까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 18억원이나 빚을 진 직원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직원들의 급여마저 채권단에서 회수해 1개월의 임금이 체불된 상태다. 이 회사는 3년여간의 워크아웃(기업경영개선작업)을 통해 채권은행의 채권 회수가 시작됐다. 하지만 채권은행은 채권 회수 후 추가자금 지원을 거부해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다.


W사는 카자흐스탄 등 무리한 해외 투자와 환헤지를 위한 1730억원 규모 스노볼 투자에 실패하면서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하지만 채권은행은 채권 회수만 열을 올려 회사는 현재 법정관리의 위기에 처해 있다. 이 기간 동안 직원들은 400여명에서 170여명으로 줄었다. 남은 직원들도 4개월간 임금을 못받아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있다.


B사는 6개월간 임금이 밀린 상태다. 2010년부터 총 2350억원의 자금 지원이 있었으나 채권은행은 이 돈을 PF상환에만 투입했다. 채권은행들은 심지어 공사비를 직접 협력업체에 전달해 회사의 자금 경색은 더욱 심해졌고 직원들의 월급까지 끊겼다.


이같은 중견 건설사의 몰락은 경기침체에 기인한다. PF 자금 등을 끌어와 주택개발사업에 나섰지만 경기가 나빠지면서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했다. 이에 워크아웃에 돌입했지만 채권은행은 자금 회수에만 열을 올릴 뿐 건설사의 회생에는 관심도 없는 상태다. 워크아웃이 진행되면서 직원들은 줄줄이 잘려나갔으며 남은 사람 들은 월급도 못받고 일하고 있는 상태라는 지적이다.


건설노련 관계자는 "정부는 부실경영 기업 사주에 대한 부실경영 책임을 엄정히 묻고, 임금체불·부당해고·미분양 아파트 전가 등 노동자들에 대한 책임전가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채권단은 회생 가능한 건실한 건설사들이 단기간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지 못해 도산하는 현재의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며 "기업의 정상운영을 위한 적정자금이 지원되도록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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