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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시장에 '50대 엄마들' 나선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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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부천에 사는 박명식(56·가명)씨는 최근 몇 년 사이 육아도우미나 찬모 같은 비정규직 일자리를 구해 일해왔다. 남편의 사업은 전만 못한데 대학을 졸업한 딸이 2년째 취업 준비생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결혼 전 잠깐 직장 생활을 했지만, 오랜 기간 일을 쉬어 정규직 일자리를 잡기는 힘들었다. 한 달 벌어 받는 월급은 150만원 남짓. 박씨는 일자리가 생기는 대로 일해 취업 준비생 딸의 용돈을 대고, 월 60만원짜리 노후연금을 붓고 있다.


박씨처럼 '일하는 50대 엄마'의 숫자가 '노는 20대 딸'을 앞질렀다. '여성 취업자 1000만명 시대'의 그늘이다.

지난해 여성 취업자 수는 모두 1009만1000명. 1년 새 17만7000명(1.8%)이 늘었다. 여성 취업자 수는 지난 1978년 510만명에서 8년 뒤인 1986년 600만명을 넘어섰고(617만명), 1989년 715만명, 1994년 802만명을 기록한 뒤 2002년 923만명까지 늘었다. 이후 9년이 흐른 지난해 사상 처음 여성 취업자 1000만명 시대가 열렸다.


여기엔 여성 인구 증가세와 고학력화, 높은 교육비로 인한 맞벌이 추세가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15세 이상 여성 인구는 10년 전인 2001년 1886만명에서 지난해 2098만명으로 200만명 이상 증가했다. 취업 전선에 나설 후보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취업자의 학력이나 고용 형태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여성 취업자 가운데 대졸 이상은 14만명(4.1%) 늘어 356만명까지 증가했다. 정규직을 뜻하는 상용근로자 수도 32만명(9.3%) 많은 374만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통계 사이에 숨어 있는 우리 사회의 고민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여성 취업자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연령층은 50대다. 50대 여성 취업자 수는 1년 사이 13만명(6.8%) 늘어난 205만명으로 관련 통계가 나온 이후 처음 200만명을 넘어섰다.


일반적으로는 은퇴를 생각할 나이지만, 가장의 실직이나 은퇴 이후 자영업 실패, 여기에 20대 자녀의 구직난이 겹쳐 다시 취업 전선에 내몰리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60세 이상 여성 취업자 수 역시 종전보다 6만명(5.0%) 가까이 많은 119만명에 다다랐다. 사상 최고치다.


이에 따라 1963년 이후 처음 50대 여성 취업자 수는 20대 여성 취업자 수를 넘어섰다. 지난해 20대 여성 취업자 수는 외려 3만명(1.4%) 줄어든 192만명으로 주저 앉았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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