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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ow and steady wins the race-렉스 틸러슨 CEO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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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석유업계에서는 이런 말이 종종 회자된다. “BP는 제일 빨리 하고, 엑슨은 가장 잘 한다.” 영국 석유회사 BP는 재빨리 사업을 진행하지만 미국의 석유회사 엑슨모빌은 느리지만 꾸준히 사업을 진척시켜 결국 과실을 챙긴다는 말로 풀이된다.


엑슨은 신재생에너지 투자에서 다른 석유회사에 뒤졌고, 셰일가스 개발에서는 소규모 석유회사에, 그리고 멕시코만 심해유전 탐사에서는 경쟁사들에 밀렸다.

그렇지만 옛말대로 엑슨은 뒤늦게 러시아령 북극의 카라해와 흑해 유전 탐사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먼저 달려든 BP를 제치고 사업권을 따냈다.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렉스 틸러슨 CEO의 경우 렉스 틸러슨 엑슨모빌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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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Rex Tillerson) 엑슨 회장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달 30일 러시아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보는 가운데 로스네프트의 사장과 북극 유전 및 가스전 공동 개발을 위한 협약에 서명했다.

푸틴 총리는 “엑슨은 북극 개발에 필요한 특별한 기술을 갖고 있다”며 양사의 협약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인프라 건설 규모가 5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틸러슨 회장 역시 “이번 협약은 엑슨과 로스네프트 간의 중요한 전략적 발걸음”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두 회사는 합의에 따라 카라해의 프리노보체멜스키 광구의 1,2,3 구역과 흑해 투압세의 유전과 가스전 개발에 32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로스네프트는 이번 협약으로 엑슨모빌이 현재 진행 중인 미국 멕시코만 심해유전과 텍사스주 유전사업 지분을 일부 얻어 미국 석유개발에 진출하는 최초의 러시아 석유회사가 됐다.

엑슨모빌이 로스네프트와 협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것은 틸러슨 회장(59)의 공이 매우 크다. 오스틴 텍사스 공대를 졸업하고 1975년 엑손에 입사해 엔지니어로서 잔뼈가 굵은 그는 36년간 엑슨에 몸담았는데 근 절반에 가까운 15년을 러시아 사업에 투자했다.


어깨가 딱 벌어진 텍사스 출신의 이 오일맨(석유개발자)인 유한 성품에다 조근조근한 말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말솜씨를 가진 데다 각국 정부와 협상을 할 때는 해당국 문화와 역사를 공부해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리고 무모할 정도의 우직함도 갖췄다. 엑슨이 그이고 그가 엑슨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정도였다.


틸러슨은 1998년 엑슨벤처(CIS) 부사장과 엑슨네프테가스 사장으로서 엑슨의 러시아 지주회사를 관리했다.
1999년 엑슨과 모빌이 합병하자 엑슨모빌 부사장을 역임하고 2001년 8월 엑슨모빌의 수석부사장을 거쳐 리 레이먼드 회장이 은퇴하자 2006년 CEO에 올랐다.


그는 CEO취임이후 러시아 국영 가스 수출독점 기업인 가스프롬과 사할린 1유전 및 가스프로젝트에 생산한 가스를 놓고 분쟁을 벌여왔다. 가스프롬측은 판매권은 자사에 있다고 주장한 반면, 틸러슨은 생산한 가스는 좋은 값을 얻을 수 있는 중국을 포함해 엑슨이 어디든 수출할 수 있다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 논쟁은 지금까지 계속 되고 있다.


이에 앞서 틸러슨은 2003년에는 당시까지는 러시아에 가장 중요한 투자라고 할 수 있는 석유가스 지분협상을 미하일 코도르프스키가 경영하는 유코스 오일과 벌이기도 했다.


푸틴이 승인했는데도 협상은 결렬됐고 코도로프스키는 투옥됐다. 이후 러시아 정부가 소유권을 주장해 세금체납을 이유로 경매에 붙이자 로스네프트가 2004년 유코스의 주요 새산 자산을 매입했다. 유코스는 세금 압박을 견디다 못해 2006년 파산했다. 로스네프트는 2007년 청산 경매에서 나머지 자산을 다 사들였다.


당시 러시아는 그 누구와도 협상하는 데 관심이 없었고 투자자들 중 러시아에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이도 없었다. 그러나 러시아가 세계 최대 석유생산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선진 자본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다시 인식함에 따라 협상이 재개됐다.


지난 1월 BP가 먼저 카라해의 북극유전 개발권을 낚아챘다.78억 달러의 주식을 맞교환하는 이 계약은 BP측 파트너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러시아 정부가 8월 말 BP 모스크바 사무실을 급습한 것은 최후의 일격이었다. 결국 엑슨은 영국 북해만큼 넓고, BP측 추정치를 따르더라도 1000억 배럴의 석유상당량이 매장돼 있는 3개 광구 탐사권을 손에 거머쥐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계약으로 엑슨은 앞으로 10년은 먹고 살 먹을거리를 확보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탐사지역에서 대규모 유전이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2020년까지는 생산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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