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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단상] 부실(不實)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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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단상] 부실(不實)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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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증가가 큰 문제인 중국은 한 자녀 갖기를 강제해왔다. 그러다보니 남자아이가 가구의 절대적 노동력인 농촌에서는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죽이는 일도 벌어진다. 둘째 아이의 출생신고를 회피하다 보니 중국의 실제인구는 공식 통계치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최근 중국의 어떤 마을에서는 해괴한 일이 벌어졌다. 공무원들이 둘째 아이를 강탈하다시피 해 보육원에 가져다주고, 그 시설에서 외국에 입양아로 보냈다는 것이다. 그 이면의 작동원리는 이렇다. 보육원은 수출(?)로 대가를 받고, 공무원은 그 일부를 수고비로 챙긴다.

시장원리에 노출되기 시작한 중국이 너무나 똑똑하게 배워나가고 있는 것일까. 그보다는 잘못된 인센티브가 작동하면 어떤 정책이든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교훈이 문제의 본질일 것이다. 그 취지가 아무리 좋았더라도 말이다.


체제의 문제도 아닌 것 같다. 이런 사례를 보면 말이다. 영국의 의료보험공단에서는 환자의 대기시간을 줄이고자 성과급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자 병원에서는 수송용 침대에서 바퀴를 잘라내고 침대로 분류하는가 하면, 아예 복도를 병실로 재분류하는 일이 벌어졌다.

공익기관에 사익의 목표함수가 부여될 때 생길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소한 절도범이 수십개의 미결범죄를 덮어썼다는 억울한 하소연을 담은 고발 뉴스를 듣게 된다. 경찰에게 채워야 할 계량목표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리라.


물론 인센티브의 오작동은 비영리 기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특정상품의 판매수수료 실적이 미달하면 은행원은 고객에게 예금을 헐어 적립식 보험을 사라고 권유하게 된다.


본부가 무차별적으로 부여한 계수목표(KPI)에 내몰린 점포의 눈에 우수고객이란 평가점수를 더 많이 올려주는 느슨한 고객을 의미한다.


이쯤 되면 개인은 노후를 위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잘 받아야 할 고객이 아니라 이미 기업의 성과를 위해 수수료 높은 상품을 사줘야 하는 충성심 없는 타깃 소비자로 전락하고 만다.


예리한 경영자라면 회사의 계수가 늘어나는 것 자체에 희열을 느낄 것이 아니라 그 계수의 질부터 따져야 한다. 나아가 그 계수를 받쳐주는 고객의 구성부터 살펴봐야 맞다.


조직의 하부는 권위라는 무언의 중력법칙이 작용하는 곳이며 상부에서 내리밀면 그냥 앞으로 돌진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임기가 불확실한 상층부와 위계적 조직문화에 눌려 명령에 대한 해석능력이 퇴화된 중간관리층이 만나면 결과는 아주 위험해진다.


소위 말하는 경제위기나 금융위기란 대부분 이런 군상의 조합이 모여 초래한 결과물이다. 권위주의형 최고경영자(CEO)는 단기성과 위주로 계수를 부풀릴 동기요인이 크고, 밑에서는 허수를 만들어낼 유인이 커진다.


저축은행 부실 사태도 마찬가지다. 내부에는 자산운용에 강압적인 CEO가 있었을 것이고, 거기에 토를 달지 못하는 주변인들이 조아리고 있었을 것이다.


금융감독 관행을 대대적으로 수술하겠다고 한다. 모든 행위의 근저에는 유인이 있다. 감독기관이든 피감기관이든 사태의 배경에 깔린 인센티브 구조를 무시하는 개선안은 그것이 무엇이든 실패할 것이다.


도덕적 감정만 앞세워서도 목적 달성이 어렵다. 감독기관이란 파수인력을 대신할 현실적 대안은 있는지, 당초 감독기구를 통합한 설치목적은 무엇이었는지, 왜 이렇게 흘러왔는지. 한 달이란 제한된 시간 내에 이에 대한 시원한 해답이 나올 수 있다면 그동안 우리는 정말 쉬운 문제를 어렵게 풀어온 셈이다.


이성규 연합자산관리 대표이사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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