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시세도 천차만별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금융위원회가 도입키로 한 대체거래시스템(Alternative Trading System, ATS)는 거래소장 밖에서 사적으로 주식 매매를 중개하는 전문 거래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일본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주요국이 ATS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80개의 ATS가 운용중이고 중국도 40개가 넘는다.
ATS가 도입되면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1900여개의 종목을 거래소와 동일하게 매매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한국거래소와 복수의 ATS 중 한 곳을 선택해 주식을 사고 팔 수 있게된다. 거래소마다 형성되는 시세가 다를 수 있으므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주가가 한국거래소에서는 주당 90만원에, ATS에서는 89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면 좀 더 싼값에 주식을 사기위해 ATS를 이용하면 된다.
한국거래소가 투자자들에게 독점적으로 징수하고 있는 거래수수료도 경쟁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부터 한국거래소가 일괄적으로 부과한 수수료율 0.003% 보다 더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ATS가 탄생하면 경쟁으로 거래비용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거래규모가 큰 기관투자자들의 좀 더 싼 수수료를 찾아 ATS를 선택하리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한국거래소가 부과하는 거래수수료를 '거래세(稅)'라고 바꿔부를 정도로 부담을 가지고 있다. 최근 5년간(2006년~2010년 8월) 한국거래소가 증권사들로부터 거둬들인 수수료가 1조4000억원에 달한다.
금융연구원이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주요국들이 ATS, 다크풀 등 새로운 증권거래시스템을 도입되고 있지만 한국거래소 등 국내 증권업계는 이 같은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부분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한국에도 지난 2001년 '한국ECN'이라는 ATS가 등장했다가 몇 년만에 간판을 내렸다. 도입 초기 거래시간을 오후 4시30분에서 9시까지만으로 제한했고 가격변동폭도 5% 이내에 불과해 거래 활성화에 실패했던 것. 특히 30분 단위로 호가가 체결되는 매매방식으로 투자자들이 이탈하면서 결국 지난 2005년 해산됐다.
최근 민관합동위원회가 논의한 ATS 모델은 한국거래소의 주식매매와 같은 시간, 같은 방식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의 정규 주식매매시간은 오전 9시~오후 3시이고 가격 변동폭은 15%이내다. 호가 체결도 실시간 연속 체결방식이다.
민관합동위원회 검토안에 따르면 ATS를 금융투자업 인가가 필요한 업(業)으로 정의하고 상장주식의 ATS 거래 허용 후 파생시장 등으로 점진적으로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이 도입한 Chi-X와 비슷한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거래소와 경쟁체제가 구축되는 만큼 거래 안정성만 확보된다면 투자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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