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사태 잇달아 발생한 인천 지역 경제, 관광객 감소·회식 자제·물가 상승 등으로 주민들 울상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에 올해 '마'(魔)가 꼈나,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냐".
인천 지역에서 천안함 사건, 구제역, 목함지뢰, 연평도 포격 도발 등 올해 들어 잇단 비상 사태가 발생하면서 지역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금융 위기 이후 경제 양극화 현상로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몇개월 간격으로 벌어지는 비상 사태가 가뜩이나 힘겨워진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더 궁핌하게 만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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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인천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 발생한 천안함 사건, 구제역·목함지뢰 사건 등으로 강화·옹진 등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낌새를 보여 온 관광객 감소·숙박 음식업체 매출 감소 등 지역 경제 위축이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엔 인천 전 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우선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공무원 및 공공기관의 회식 및 음주 자제 방침이 내려지면서 지역 음식점의 매출 감소했고, 물가상승 지속으로 소비자의 구매활동도 위축되고 있다.
실제 전년 동월대비 소비자 물가 상승률(3.4%)이 전국평균(3.3%)을 웃돌았다. 김장철 채소류 값 상승 등 서민의 체감물가 상승이 두드러졌고 내년에도 하수도료 인상 등 공공요금 인상이 대기하고 있다.
특히 구도심지역은 가뜩이나 재개발 등으로 인구가 감소한데다 소비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시설과 명소가 없어 지역 경제 침체가 더욱 극심하다.
여기에 최근의 구제역 확산 및 조류독감(AI)이 발생하면서 쇠고기·돼지고기 등 축산물에 대한 불안심리가 생겨 관련 업종의 매출이 급감했다.
지역 별로는 중구의 경우 관광지를 끼고 있는 음식점 및 숙박업소가 많아 관광객 감소로 인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이와 관련 월미도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A씨는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손님이 평상시보다 반 정도 줄어든 상태"라며 "인천이 북한과 인접해 있다보니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구도심인 남구 주안 8동에서 일반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는 "최근 몇 년간 음식점 매출이 30%이상 감소하고 있다"며 "자구책으로 백반 종류의 가격을 4000원대로 유지해 인근 회사원들의 점심식사로 그나마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으나 식재료 가격인상으로 인해 실제 이윤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서구 검암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C씨는 "최근의 사태로 사회불안심리가 높아져서 인지 송년회 예약 등 연말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고 주변에 폐업하는 점포가 늘고 있다"며 울상을 지었다.
또 강화·옹진군 지역의 경우 구제역과 목함지뢰, 연평도 사건 등의 직격탄을 받아 관광 및 음식·숙박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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