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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위기느낀 伊 한EU FTA딴죽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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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박연미 기자]한국과 미국 정부가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추가협상을 통해 3일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결과를 내놓으면서 내년 7월 발효예정인 한유럽연합(EU) FTA에 불똥이 튀고 있다. 우리측이 추가협상에서 미국 자동차업계의 주장을 일부 반영해준 데 대해 그간 한ㆍEU FTA로 자국 자동차산업에 피해를 우려한 이탈리아의 딴죽걸기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이번 한미 FTA 추가 협상 결과 미국은 당초 3000cc 이하 중소형 차량에 대해 즉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던 태도를 바꿔 배기량에 관계없이 모든 차량에 대한 관세 철폐 시한을 5년째 되는 해로 연장키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이미 정식 서명을 마치고 의회 비준 동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는 EU가 미국과 마찬가지로 배기량에 따라 관세를 3년에서 5년 내에 철폐하기로 했던 내용에 수정을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빌미는 우리 정부가 제공한 셈이 됐다. EU측에서도 미국과 동일한 수준의 특혜를 요구하고 나설 경우, EU와의 추가 협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탈리아의 가장 대표적인 산업은 자동차와 화학, 에너지 및 엔지니어링, 가전, 우주항공, 무기 산업 등이다.


피아트는 이탈리아 최대자동차그룹으로 최근 해외업체들의 시장 잠식에 위기감이 높은 형국이다. 이탈리아는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약 200만대 규모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해 이탈리아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1.8%와 0.97%를 점하고 있다. 이는 작년보다 0.04%와 0.02%정도 높은 수치다. 이탈리아에서 피아트그룹의 영향력으로 외산 브랜드 비중이 낮은 것과 전년 대비 전체 자동차 시장이 7%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현대차와 기아차가 선방했다는 것이다. 국산 중소형 자동차의 활기찬 시장 진입에 위협을 느낀 피아트는 한ㆍEU FTA에 거세게 반발했고 이를 대변한 이탈리아 정부의 지연 전략으로 한EU FTA발효가 늦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이탈리아 경제는 마피아가 장악한 막대한 지하경제와 만성적으로 높은 실업률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또한 유럽의회는 최근 비관세 장벽으로 유럽이 손해를 볼 경우에도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수정법안을 협의 중이다. 관세 철폐로 인한 피해 발생 때만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도록 한 한ㆍEU FTA와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우리 정부는 EU측에 이행법안이 도입되면 국제분쟁 절차에 따를 수 밖에 없다며 우려를 전달했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한ㆍ EU FTA 비준이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이에 대해 "안전 및 환경기준 등에 대해 유럽과도 (추가) 협의를 할 수 있겠지만 이는 FTA와 별개 문제"라고 잘라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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