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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리스크, 성장에 암초되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4초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잦은 마찰로 굳은살이 박이고 나면 어느 순간 닿아도 아픈 줄을 모르게 된다. 북한의 도발 하루 뒤인 24일, 금융시장에서도 '심리적인 굳은살'이 엿보였다. 장초반 휘청이던 증시와 환율은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다. '코리아 리스크'의 성격이 달라졌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상화돼버린 북한의 위협이 성장에 암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흘려들을 수 없는 상황이다.


▲북풍(北風)에 단련된 금융시장

24일 증시가 열리자 코스피 지수는 46.42포인트 급락하며 1882까지 물러났지만 이내 반등해 1925.98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달러당 30원 이상 올랐던 원달러 환율도 빠르게 안정돼 4.8원 내린 달러당 1142.4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이 열리기 전 당국이 강력한 개입 의지를 밝힌데다 반복적인 북한의 위협에 '학습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튼튼한 경제체력에 대한 신뢰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반복된 북풍(北風)이 만들어 놓은 배짱이라는 분석도, 안보불감증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달라진 도발 성격


금융시장은 불과 반나절 만에 안정세를 찾았지만, 걱정은 남는다. 북한의 도발 성격이 종전 무력 시위와는 사뭇 다른데다 추가 도발 가능성도 남아 있어서다. 이번 공격은 해상을 벗어나 육지에서 이뤄진데다 민간인 희생자를 내 무게감이 다르다. 후계 구도 확립 과정에서 치밀하게 계획된 공격이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지정학적 위험'으로 압축되는 이런 상황은 금융위기의 그림자를 털어내고 경제 체질 개선에 나서려는 한국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더뎌지고,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의 성장세가 주춤한 대외 여건을 고려하면 성장 잠재력 훼손 가능성을 기우(杞憂)로만 치부하긴 어렵다. 사태가 장기화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은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더 끌어내릴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정부 "과거보다 긴박하게 대응"


정부도 난처한 기색이 역력하다. 북한의 도발은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무난히 마무리하며 얻은 '코리아 프리미엄'에 흠집을 냈다. 내수 확충 등 미뤄둔 작업에 속도를 내려던 정부는 복병을 만났다.


경제부처는 이에 따라 긴장감 속에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있다. 하루 전 관계 부처·기관들과 긴급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연 기획재정부 임종룡 1차관은 "전반적인 대외 여건이나 우리 경제의 신인도를 볼 때 사태가 악화되지 않는다면 (경제에 미칠)영향은 일시적이고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각 기관이 분석,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데다 다분히 계획적인 공격이어서)이번 사태는 과거 천안함 사태나 핵 실험 당시와는 좀 다른 성격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어서 과거보다 신속하고 긴박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부 윤종원 경제정책국장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되레 우량주를 저가에 사들이는 기회로 삼는 등 금융시장의 혼란은 크지 않은 모습이지만, 단시간에 결론이 날 문제가 아닌 만큼 향후 사태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현욱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북한 리스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오래가지 않았지만, 긴장이 장기화되거나 추가 도발이 발생한다면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나 투자 심리 위축, 대외 교역에 차질이 빚어 성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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