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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직장 우리中企]행남자기 "노사갈등 우린 몰라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8초

<16>행남자기
가족적인 분위기 매료
代물림 사원도 20여명


[좋은직장 우리中企]행남자기 "노사갈등 우린 몰라요" 행남자기 제품연구소에서 디자인회의중인 노희웅 대표(중앙)와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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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노사(勞使) 화합은 모든 기업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 할 수 있다. 양자간 갈등과 반목은 회사의 존립 자체를 위협한다. 대립관계에 놓이기 쉬운 노사문화를 남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회사가 있다.


식기, 도자기를 만드는 행남자기가 바로 그 주인공. 이 회사는 설립 초창기 회장이 직접 직원을 설득해 노조를 만든 일로 유명하다. 노사간 화합의 모범사례로 인정받아 지난달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을 받았다.

◆"청와대서 행남자기 제품 써주세요" = 김영삼 정권 시절 일이다. 당시 노사간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면서, 대통령이 전국 각지 사업장의 노동조합 관계자들을 불러 간담회를 가진 일이 있었다.


참석자 대부분은 노조가 회사에서 어떤 대우를 받는지 집중 토로했다. 하지만 행남자기 노조위원장은 달랐다. 그는 "청와대에서도 행남자기의 제품을 사용해달라"고 건의했다. 회사가 잘 돼야 노조도 존재한다는 생각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후 김 대통령의 지시로 청와대는 행남자기 제품을 사용했다.


행남자기가 이처럼 특유의 노사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데는 회사 창립 시절부터 이어온 끈끈한 가족문화가 밑거름이 됐다. 고 김준형 회장은 1960년대 당시 회사의 발전을 위해선 노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1963년 노조가 생긴 이래 48년간 분규가 일어나지 않았다.


김영호 노조위원장은 "회사가 살아야 직원이 살고, 직원이 윤택해야 회사 실적도 좋아지는 거 아니냐"면서 "회사 초창기부터 경영진과 함께 가족같은 노사문화를 이어가 고맙게 느낀다"고 말했다.


◆대(代)를 이어 한 직장…업무성과도 높아 = 직원들도 '노조'라는 말보다는 '가족'이라는 표현을 더 선호한다. 500명에 달하는 전체 직원 가운데 400명이 노동조합에 가입돼 있으며, 가족과 같은 분위기에 이끌려 2대에 걸쳐 같은 직장에 다니는 사람도 20명이 넘는다.


아버지에 이어 행남자기에 30년 가까이 근무중인 김승렬 이사는 "선친 장례식을 치르는 사흘 내내 회장이 직접 나와 상가를 지키기도 했다"며 "그 모습을 보며 하던 일을 접고 행남자기에 입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현재 회장이자 창업주 손자인 김용주 회장 역시 모든 직원들의 경조사를 직접 다니며 챙긴다. 오랜 사풍(社風)인 셈이다.


[좋은직장 우리中企]행남자기 "노사갈등 우린 몰라요"

직원을 가족이나 다름없이 여기는 문화는 구조조정도 색다른 방식으로 이끌었다. 지난 2002년 사내 사업분야 하나로 만든 김 제조업체 행남식품이 바로 그것.


대내외적인 위기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했던 당시, 경영진은 아예 새 사업분야를 만들어 한명의 퇴직자도 없이 위기를 견뎌냈다.


"회사가 먼저 사람을 보내지 않는다"는 김용주 회장의 지론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2006년 취임한 노희웅 대표이사는 행남자기의 독특한 문화를 발전, 계승한다는 차원에서 '펀(fun)경영'을 회사운영의 기본원칙으로 삼았다. 노 대표는 "사원이 웃어야 회사가 웃고, 사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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