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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년백수 울리는 고용지표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8초

경기가 좋아진다고 해서 기대를 잔뜩 걸었다. 나름대로 스펙도 쌓고, 자기소개서도 열심히 썼다. 이곳 저곳 원서도 내 봤다. 봄이 지나고 한여름이 되었으나 달라진 것은 없다. 지쳤다. 이제 포기해야 겠다.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구해 봐야 하나…. 35만명을 넘어선 청년실업자의 한숨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통계청이 어제 내놓은 고용통계는 청년실업자의 이 같은 한탄을 무색케 한다. 통계청은 '희망 근로의 대폭 축소에도 불구하고 6월 취업자 수는 31만3000명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실업률도 3개월째 연 3%대를 유지하는 등 견실한 고용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계청 말대로라면 고용시장에 봄이 왔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통계를 좀 더 들여다보면 문제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취업자의 증가'라는 대목도 그렇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2428만명으로 1년 전보다 31만여명 늘어난 게 분명하다. 문제는 한 달 전과 비교했을 때다. 한달 새 2만6000명이 줄었다. 취업자 수의 감소는 올 들어 처음 나타난 현상이다.


여건이 같다면 1년 전과 비교하는 것이 통계의 합리성을 살리는 방법이다. 그러나 작년 상반기는 우리 경제가 금융위기에서 탈출하느라 정신 없던 때다. 그런 이례적인 시점과 비교해서 고용사정이 좋아졌다고 계속 말하는 것은 실업자를 두 번 실망시키는 일이다.

작년 대비 취업자 증가율을 봐도 지난 5월 2.5%에서 6월에는 1.3%로 크게 둔화됐다. 반면 실업자 수는 5월 79만3000명에서 6월 87만8000명으로 8만명이상 늘어났다. 그 결과 실업률은 한 달 새 3.2%에서 3.5%로 올라갔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청년실업이다. 호전되기는커녕 갈수록 악화되는 추세다.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은 8.3%로 5월보다 무려 1.9%포인트나 올라갔다.


정부는 민생현장과 밀착된 정책을 펴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고용통계에서 보듯 산술적인 통계만을 비교강조 때 지표와 체감의 간극은 벌어지기 마련이다. 구조적 문제에 집중해야 해답이 나오는 법이다. 하반기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니 고용사정도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정부, 기업 모두 일자리 창출에 각별한 노력과 지혜를 모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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