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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물 관리'가 농업의 기본이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1초

우리 농촌이 본격적인 영농기에 접어들었다. 겨우내 쉬었던 땅을 다시 북돋아주고 모내기, 밭작물 파종 등으로 농민들의 손길이 한층 더 바빠질 때다. '농자지천하지대본(農者之天下之大本)'이라는 옛 말에 따라 농업은 인간 생활의 기반으로 높이 평가됐다.농업은 주로 물을 매개체로 이뤄진다. 물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농업용수란 농작물 생육의 안전을 기하고 농업경영의 합리화를 위해 농경지에 체계적으로 공급하는 물을 말한다.


지난해에는 극심한 '봄가뭄'으로 농민들이 큰 시름을 앓았다. 그러나 올해는 농업용수 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까지 농어촌공사가 관리중인 전국 저수지의 저수율은 90.2%를 보이고 있다. 평년 85.5% 대비 4.7%포인트, 특히 봄가뭄이 심해 62.3%에 머물렀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27.9%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예년에 비춰볼 때 저수율 70~80% 수준이면 봄철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데 큰 지장이 없는데 올해는 저수율이 90%를 넘어선 것이다. 공사는 나주댐ㆍ장성댐ㆍ담양댐 등 농업용수 공급 목적의 댐을 포함, 전국 3335곳의 저수지를 관리중이다. 이들 저수지의 총 저수량은 26억515만t, 유효저수량은 24억6450만t이며 4월말 현재 저수량은 22억2393만t이다. 가장 낮은 곳은 80.4%의 제주(3개 저수지)이며 84.4%의 경북(674개)이 뒤를 이었다. 나머지 지역에선 모두 86%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40년만의 이상 저온과 쌀값 폭락, 구제역까지 번지고 있어 농민들의 시름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이렇듯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농민들은 들녘에서 한 해 농사의 새로운 희망을 일궈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도작(水稻作ㆍ논에 물을 대어 심는 벼농사) 농업을 중심으로 한 농경사회였다.

한해 농사의 시작은 저수지에 가둬놓았던 물을 들로 내려 보내는 일에서 찾았다. 공사는 올해도 어김없이 '통수식(通水式)'을 통해 한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통수식은 풍년의 기원을 담은 제례의식과 함께 겨우내 닫혀있던 수문을 열어 농지로 물을 흘려보내는 행사이다. 영농기가 빠른 경기, 강원 지역부터 공사가 관리하는 전체 저수지 3333곳과 양배수장 4039곳에서 일제히 농업용수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행사는 영농철을 앞둔 전국 각지의 수리시설을 점검, 정비하고 지역민들과 함께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320만 농민들은 농업용수를 처음으로 흘려보내는 통수식을 통해 올 한해의 영농안전과 대풍을 기원한다. 우리 농민들에게 농업용수의 의미는 남다르다. 한해 농사의 성패를 좌우할 뿐 아니라 경쟁력 있는 친환경 농산물 생산에 기여하고, 농촌 휴양과 관광자원으로도 기능하기 때문이다. 농업용수는 5000만 국민의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의 밑거름이며 나아가 우리 농촌을 농촌다운 삶의 터전으로 만드는 필수요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농업용 시설물 중 준공된 지 30년 이상이 된 노후 시설물이 전체의 55%, 현대적으로 정비되지 못한 용, 배수로가 59%에 이르러 선진화된 용수 관리가 시급하다. 이에 따라 공사는 2010년을 농어촌 용수 전문화 원년으로 삼고 물 관리 전문 인력 역량강화와 농어촌용수관리 체계 구축 등 과학화되고 선진화된 물 관리를 통해 '농어촌 용수 전문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 나갈 계획이다.


통수식을 시작으로 겨우내 닫혔던 수문이 열렸다. 닫혔던 수문에서 뻗어 나오는 시원한 물줄기처럼 농민들의 시름도 깨끗이 해소되기를 바란다. 올 한해도 농업용수가 흐르는 물길 따라 우리 농촌에 매년 풍년을 얻고 대풍가(大豊歌)가 넘치는 연풍연가(年豊年歌)가 흘러넘치길 기원해본다.




최현순 한국농어촌공사 유지관리본부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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