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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만 하면 우울하다고?"

신종플루보다 무서운 전염병 '회사우울증' 극복法은?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프랑스의 통신업체 프랑스텔레콤은 '죽음을 부르는 회사'로 유명하다.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직원들의 연쇄 자살 사건이 일어나더니 지난 10월 한 직원의 자살로 이 회사에서만 벌써 스물 다섯명의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원인은 '대규모 구조조정'이었다. 지난 2004년 공기업 민영화로 잦은 부서이동이나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던 직원들은 "회사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참을 수 없다"면서 병가를 냈고,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으며 심한 경우 자살에 까지 이르게 됐던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최악의 상황에 대해 우리 기업들도 남 일이라며 강 건너 불구경만 할 때가 아니다. 실제로 잡코리아가 지난 9월 직장인 우울증 조사를 한 결과 조사대상 629명 가운데 74%가 '회사우울증'을 경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우울증'이란 와세다대학교의 고스기 쇼타로 교수가 처음 사용했던 단어로 '출근만 하면 우울해지는 증상'을 말한다. 이 경우 회사 밖으로만 나가면(퇴근하면) 다시 활발해진다는 특징을 가진다.


회사우울증의 가장 큰 이유는 고용 불안정이다.


직장인의 우울증 조사 순위에 따르면 우울함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회사에 대한 불확실한 비전(47.4%)'과 '내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45.7%)'로 조사됐다.


지난해 글로벌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이나 긴장감이 고조된 사내 분위기로 조직원들의 불안감이 극도에 달한 셈이다.


두 번째 이유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다. 상사나 동료, 후배들과의 잦은 마찰이나 소위 말하는 직장 내 '왕따' 같은 문제가 대표적이다.


스탠포드대 로버트 서튼 교수의 '또라이 제로 조직(The No Asshole Rule)'에 따르면 직장 내 말썽군(Asshole)은 12가지 행태를 보이는 조직원으로 나뉜다.


그 12가지는 인신공격, 개인영역 침범, 원치 않는 신체접촉, 말·몸짓·행동으로 위협하기, 냉소적인 농담 및 약 올리기, 기분 나쁜 이메일 보내기, 지위 얕잡아 보기, 공개 망신주기, 무례하게 끼어들기, 뒤에서 욕하기, 경멸하는 표정 짓기, 없는 사람 취급하기 등이다.


이 같은 회사 우울증은 수습 처리비용에만 많은 비용이 든다. 정신적 피해보상이나 시간 외 수당 등이 이에 포함된다.


실제로 지난 2006년 8월 일본의 레타스카드 영업부장은 악덕 사장을 고소하고 6200만엔의 위자료를 청구했다. "회사사장이 멍청이라고 비난하고 담배로 화상까지 입혀 우울증에 걸렸다"는 이유에서다. 교토지방법원은 해당 사장에게 670만엔의 위자료를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한 기업들의 여러가지 대안도 마련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스트레스=직장인의 숙명'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업무 의욕을 감소시키고 성과창출을 방해하는 요소'로 여기고 이에 대해 회사 전체가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회사 내 전문 상담실의 개설이다. '프랑스텔레콤의 경우는 무료 핫라인을 설치해 200명의 심리상담사를 배치하고 직원의 스트레스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하나의 방법은 앞에서 제시한 '말썽꾼'을 제거하는 것이다.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해당 직원의 실적이 높다거나 직책이 높다는 이유로 보호한다면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회사의 핵심가치와 규범을 통한 통제가 필요하며 이에 대한 일환으로 부당함을 호소하는 신문고 제도를 도입하거나 폭력 및 거친 행동을 한 직원에게는 무조건 징계를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회사가 구성원들에게 과도한 위기의식을 갖지 않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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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학의 존 코터 교수는 "그릇된 위기감이 만연하면 조직에 패배감을 안겨주고, 결국 조직을 나락의 지름길로 이끈다"고 말했다.


'회사가 안 좋다' '최대의 위기다'라는 식의 아리송한 표현 대신, 기업의 현 상황을 투명하게 보여주고 다음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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