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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6위 은행 내일 서울 입성, M&A 시장은?

타문화권 인수경험 없어 당분간 정중동 전망

세계 6위 규모를 자랑하는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이 오는 20일 서울 사무소 정식 개소를 앞두고 있어 금융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0년 전 만해도 유럽 변방 스페인에서, 그것도 2류에 지나지 않았던 이 은행이 오늘날 유럽 2위, 세계 6위에 오를 수 있었던 주요 전략이 인수ㆍ합병(M&A)이기 때문이다.

현재 외환은행을 필두로 민영화가 예정된 우리금융과 기업은행 등 국내 은행권에 M&A매물이 널려 있어 향후 산탄데르 은행의 한국진출이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다는 전망과 이는 섣부른 추정이라며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혼재한 상황이다.

19일 금융당국 및 은행업계에 따르면 산탄데르 은행은 최근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영업목적이 아닌 시장조사 차원에서 사무소 인.허가를 받았고 20일 정식 개소식을 연다.

일단 산탄데르 은행의 국내입성만으로도 국내 M&A 시장은 외형적으로 들썩거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산탄데르 은행은 1990년 중반 이 후 언어와 문화가 유사한 중남미 은행을 인수해가며 몸집을 키워왔고, 이 후 100건이 넘는 M&A를 성사시켰다.

그 결과 1985년 75만명에 불과했던 고객은 2007년 6900만명으로, 그리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1억3300만유로에서 75억9600만유로로 폭증했다.

다만, 산탄데르 은행이 국내 사무소를 설치했다고 당장 M&A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 은행의 M&A주요 전략 중 하나가 같은 문화권 외에는 인수ㆍ합병에 상당히 보수적이라는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산탄데르 은행 에밀리오 보탱 회장은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금융상품은 사지 말라"는 경영지론을 펴고 있다.

이 은행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형성해 온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산탄데르는 같은 문화권이 아니면 인수를 꺼리는 보수적 전략을 가지고 있다"며 "경우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국내 은행 인수를 위해 산탄데르와 손을 잡을 지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편 산탄데르 은행이 해외진출 한국기업과의 거래를 감안해 국내 사무소 개설을 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산탄데르 서울 진출은 유럽과 중남미 쪽에 진출한 한국기업들과의 거래를 위한 정보수집 차원의 '연락 사무소'성격이 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산탄데르 은행의 불량채권 급증도 조금한 M&A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산탄데르 은행의 지난해 불량채권 규모가 전년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142억유로(18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대출 금액 가운데 2.04%를 차지하는 규모이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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